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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름대로 미학이라는 학문을 정의하는 것이 용납된다면 저는 반복해서 읊어 온 저 딱딱한 멘트에서 벗어나, 거기에서 심지어는 ‘미’와 ‘예술’이라는 단어까지도 빼버리고, 다음과 같이 말하려 합니다. 미학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학문’입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서 그 사실을 말해 보고자 합니다. <6쪽>더 나아가 우리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수용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게 삶이 주어진 한, 우리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은 곧 무엇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과 동일합니다. 우리는 모두 주어진 일상을 받아들이고, 또 거꾸로 새로운 일상을 창조해 오지 않았습니까? 일상이 곧 예술이 된 워홀 이후의 세계에서, 우리는 이미 어떤 예술계의 승인도 받을 필요가 없이 이미 예술가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과연 예술가가 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아니라, 창조하는 예술가이자 해석하는 미학자로서의 우리가 각자의 삶이라는 예술 작품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이면의 의미는 과연 무엇이 될지 자문하는 일이겠습니다. <57쪽>진정 당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리하여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영토 안으로 ‘당신’이라는 소작농들이 낫과 곡괭이를 들고 침투하여 한때 내 것이었던 영지에 마구잡이로 깃발을 꼽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면, 나는 당신에게 저항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이러스와 병균의 침입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내 몸이 항체를 만들고 고열을 내는 것처럼, 나는 당신에게 저항하느라고 신열을 앓아야 합니다. <128쪽>인간이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저는 꿈꿉니다. 요원한 생각이고 어쩌면 치기 어린 생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 꿈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또 모르지요. 언젠가 바로 그 순간이 찾아올지도. (…) 그러나 그때가 언제일까요. 그것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예술가들은 그 순간이 조만간인 것처럼 살아갑니다. 매 순간마다 그 순간이 찾아오고 후퇴하고 또 찾아오는 것이라고 믿으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그들은 좌절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전위대를 암약하는 게릴라들입니다. <277쪽>하지만 타인은 애초에 이해할 수 없는 자이며, 그런 자로 남아 있어야만 합니다. ‘너’는 ‘나’의 자기 발전과 성숙, 앎의 확장을 위해 투입되는 재료가 아닙니다. ‘너’는 ‘나’가 아니고, ‘나’였던 적이 한 번도 없으며, 끝까지 ‘나’가 아니어야만 합니다. ‘너’는 끝까지 낯설고 ‘나’와 다른, 하나의 인간입니다. 그러한 ‘너’가 내 앞에 떠오르는 그 순간들. 그 수많은 ‘너’들과 마주치는 매 순간들. 그것이 바로 현재입니다. <301쪽>[정리=한주희 기자]『조각조각 미학 일기』편린 지음 | 미술문화 펴냄 | 416쪽 | 24,000원

독서신문 | 한주희 기자 | 2024-03-05 10:28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애’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수선화 하면 화려한 나르키소스와 나르시시즘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수선화는 성경적으로 해석하면 정반대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바로 ‘수수함’이다.“술람미 여인이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고상하고 아름다운 고벨화 송이와 같은 솔로몬에 비해 자신은 사론 평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수선화처럼 수수하고 평범한 존재임을 말하고자 함입니다.”이렇게 박경선 장로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주도에서 한국성경식물원을 운영하며 꽃말로는 미처 알 수 없는, 식물에 숨겨진 성경적 메시지를 발견하도록 돕고 있다. 식물원을 찾아오는 모든 사람에게 그 의미를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있다는 그는, 한 가정에 한 화분씩 성경 식물을 가꾸면 참 좋겠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4일 서울에 올라온 박경선 장로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한국성경식물원 박경선 장로Q. 식물에 천착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저는 식물에 대해서 전혀 모릅니다. 어려서부터 관심도 없었습니다. 원래 운동을 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태권도·합기도 7단이고, 유도·검도 각각 3단해서 통합 한 20단 정도 됩니다. 그런데 왜 식물에 일생을 바치게 됐느냐고 물어보신다면, 하나님께서 그런 마음을 주셨다고 밖에 할 수 없겠네요. 언젠가 성경을 펼치니 창세기에서부터 요한계시록까지 그 안의 식물이 보였어요. 그 뒤로 본격적으로 식물 사역을 시작하게 됐죠. 자료와 주석을 찾아보는 것으로 부족하니까 성경의 땅, 이스라엘까지 날아가 성경 식물 씨앗과 묘목을 가져와 직접 키우기 시작했어요. 키웠다기보다는 죽였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지만요.Q. 식물에 대해서 누가 그러더라고요. 많이 죽여본 사람이 많이 살린다고요.맞아요. 조그마한 쥐엄나무, 돌무화과나무의 모종을 국내에 가지고 와 많이도 죽였어요. 이스라엘과 같이 따뜻한 나라에서 사는 식물들을 추운 우리나라에서 키우니 꽁꽁 얼더라고요. 여름에는 장마 때문에 뿌리가 썩거나 물이 넘쳐서 통째로 쓸려내려 가 버리기도 했고요. 그래서 선택한 곳이 제주도에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기후가 나타나기 때문에 아열대 식물이 자라기 적합하거든요.Q. 제주도에서 한국성경식물원을 개관할 때 어떤 목표가 있었나요?일천만 크리스천 가정의 베란다에 성경 식물 하나라도 있게 하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성경 식물들을 키우며 그 식물 속에 있는 메시지를 곱씹으면 너무 좋겠다 싶었으니까요. 예를 들어 겨자씨를 보며 천국에 대해 떠올릴 수 있겠죠.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를 겨자씨에 비유하며 “겨자씨 한 알과 같으니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심긴 후에는 자라서 모든 풀보다 커지며 큰 가지를 내나니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되느니라”라고 말씀하셨으니까요.Q. 일반 식물이 아닌 성경 식물을 키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단지 예쁘고 아름다워서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면 일반 식물을 키워도 되겠죠. 성경 식물을 귀하게 여겨야 하고 한 집에 한 화분씩이라도 들여야 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성경 식물에서 교훈을 발견하고 어떻게 살 것인지 묵상할 수 있으니까요. 잊지 마세요. 메시지가 담긴 물질만이 우리를 바꿀 수 있습니다.Q. 그렇다면 초보자가 키우기 쉬운 식물을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베란다에서 키운다면 수선화, 우슬초를 추천하고 싶어요. 따뜻한 데 두면 겨자는 씨만 뿌려도 잘 나고 쥐엄나무도 발화가 잘 됩니다. 누구든지 관심이 있고 추위를 조심한다면 포도, 무화과, 석류와 같이 담장에서 자라는 식물들 또한 충분히 키울 수 있어요.Q. 제주도에서 한국성경식물원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제가 본격적으로 식물 사역을 시작했던 10년 전까지만 해도 ‘성경 식물’이라고 하면 ‘성경에 식물이 뭐가 있어요?’하는 반응이 대다수였어요. 이후 한국성경식물원을 통해 성경에 이렇게나 많은 식물이 나온다는 것을 알렸죠. 식물의 종류는 물론 그 안에 녹아있는 메시지까지도요. 식물원을 방문하시는 모든 분께 제가 직접 성경 식물의 메시지에 대해 설명해드리는데,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땀을 흘리며 열변을 토하니 많은 분이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지는 순간을 목격할 때가 가장 뿌듯하죠. 참고로 한국성경식물원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니, 제주도에 오신다면 꼭 한 번 방문해보세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나 예약은 필수입니다.Q. 2008년 10월 이스라엘 성경식물원인 네오트케두밈과 종자 교류 및 협력을 약속하는 MOU를 체결하셨습니다.성경 식물 연구를 위해 이스라엘에 연 1~2회 방문하는데 그때마다 네오트케두밈에 꼭 가요. 약 300만 평 정도 되고 이스라엘 학생들도 체험학습하러 많이 와요. 고대 포도주와 올리브기름 짜는 틀도 있고요. 제가 가면 많이 환영해 주시고 도와주시는데요. 씨앗과 식물도 가져가고 싶은 만큼 가져가게 해주시고 성경 식물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정보, 메시지를 들려주시기도 해요.Q. 한국성경식물원뿐만 아니라 책을 통해서도 성경 식물의 메시지를 전하고 계세요.극동방송에서 성경 식물 이야기를 전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분들이 책으로 내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래서 그동안의 자료들을 모아보니 100편이 넘더라고요. 그중에서 48편을 추리고 추려서 작년 10월 말에 책 『메시지가 있는 성경 식물 이야기』로 출간했어요. PD가 묻고 제가 답하는 인터뷰 형식으로 썼기 때문에 어려운 내용도 잘 이해될 거예요.Q. 박경선 장로님의 사명 혹은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성경 식물과 성경 음식을 접목한 바이블 푸드 카페를 세우는 것이죠. 성경 식물을 알고 나면 자연스럽게 성경 음식에 대해서도 알 수 있잖아요? 성경 식물의 열매와 씨앗들로 만든 요리를 맛보여주는 거죠. 야곱의 팥죽이나 디베랴 호수의 식사 같은 것들을요. 이미 ‘바이블푸드 아카데미’를 통해 25개의 메뉴를 표준화했고 15명의 셰프를 양성했어요. 두 번째 책이 될 『메시지가 있는 성경 음식 이야기』도 집필하고 있어요. 한국성경식물원과 바이블 푸드카페 두 곳 모두 많은 분들에게 공부도 하고 힐링도 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독서신문 | 한주희 기자 | 2024-03-05 06:00

■ 기획재정부◇ 국장급 인사▲ 정책조정기획관 신재식 ■ 티몬·위메프◇ 이사 승진▲ 티몬 푸드사업본부장 이재훈 ▲ 위메프 디지털사업본부 PC실장 최범석 ■ 배재대학교◇ 대학원▲ 대학원장 겸 교육대학원장 겸 국방정책대학원장 김동건 ▲ 대학원 부원장 최재혁◇ 단과대학▲ 인문사회대학장 백정웅 ▲ 경영대학장 유종서 ▲ 생명보건대학장 조의영 ▲ AI·SW창의융합대학장 이채현 ▲ 문화예술대학장 오세철 ▲ 인문사회대학 부학장 강영주 ▲ 경영대학 부학장 겸 사회과학연구소장 신범수 ▲ AI·SW창의융합대학 부학장 겸 공학연구소장 김진홍 ▲ 문화예술대학 부학장 박정현◇ 학과장▲ 철도건설공학과장 이경찬 ▲ 드론로봇공학과장 차도완 ▲ 전기전자공학과장 김청훈 ▲ 보건의료복지학과장 나영균 ▲ 생명공학과(A) 겸 식품영양학과장 차미경 ▲ 원예산림학과장 겸 스마트농산업AI융합 주임교수 ▲ 중점교육부장 하승용 ▲ 글로벌자율융합학부장 이혁구 ▲ 평생교육융합학부장 안영직◇ 행정부서▲ 교무처 부처장 겸 대학평생교육지원사업단 부단장 윤미연 ▲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 문원희◇부설교육기관▲ 평생교육원장 박석준◇ 부설연구기관▲ 인문과학연구소장 송승은 ■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장 권종범 ▲ 노인골절센터장 이환희 ▲ 진료협력센터 부센터장 응급의학과 김인수 ▲ 〃 비뇨의학과 육승모 ▲ 〃 종양혈액내과 양영준 ▲ 〃 재활의학과 이숙정 ▲ 〃 정형외과 서동환 ■ 건양대학교 의료원▲ 진료지원부장 이재광 ▲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장 조도연 ▲ 집중영양치료센터장 이상억 ▲ 류마티스내과장 권미혜 ■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이사▲ 부사장 김부헌◇ 본부장▲ 건설본부장 고현일◇ 부서장▲ 기획처장 박준범 ▲ 정보시스템처장 김용남 ▲ 안전처장 이문기 ■ 홈플러스◇ 부문장 위촉▲ 임경래 상품1부문장(상무) ▲ 감태규 상품2부문장(상무) ▲ 이철 안전보건관리부문장(상무)◇ 상무 승진▲ 정기만 영업인사본부장 ■ 성신여대▲ 인문융합예술대학장 겸 인문과학대학장 겸 융합문화예술대학장 김명석 ▲ 박물관장 임상빈 ■ 오피니언뉴스▲ 편집국장 이병관 ■ 블록미디어▲ 보도제작본부장 오진석 ▲ 총괄전략본부장 최동녘 ▲ 최고기술책임자(CTO) 지 알렉산더 ▲ 신사업추진팀장 김태훈 ■ BNK투자증권◇ 신규 선임▲ 전무 이상선(D-IT본부)▲ 상무 강석범(구조화금융본부) ■ 세종대▲ 입학처장 변재문 ▲ 대외협력처장 송재승 ▲ 미래교육원장 이동일 ▲ 산업대학원장 최진호 ▲ 출판부장 진실로 ▲ 인공지능융합대학장 송형규 ▲ 글로벌인재학부장 탁진영 ▲ 한국언어문화전공 주임교수 김승구 ▲ 국제통상전공 주임교수 노성호 ▲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장 손승혜 ▲ 법학과장 최승재 ▲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장 김형곤 ▲ 외식경영학과장 이승주 ▲ 식품생명공학전공 주임교수 임태규 ▲ 바이오융합공학전공 주임교수 소문수 ▲ 스마트생명산업융합학과장 박현승 ▲ 정보보호학과장 이종혁 ▲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학과장 최우석 ▲ 인공지능학 주임교수 전창재 ▲ AI로봇학과장 정철 ▲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장 노준성 ▲ 우주항공드론공학부장 김오종 ▲ 국방시스템공학과장 김종혁 ▲ 체육학과장 강유원 ▲ 무용과장 김형남 ▲ 대학원 교학부장 박창진 ▲ 대학원 호텔관광조리외식경영학과 호텔관광경영학전공 주임교수 고영대 ▲ 대학원 호텔관광조리외식경영학과 식품조리학전공 주임교수 황진수 ▲ 대학원 지능형드론 융합전공 주임교수 김희동 ▲ 대학원 해양시스템융합공학과 주임교수 추영민 ▲ 교육대학원 평생교육과교육행정 전공 주임교수 이수정 ▲ 교육혁신부처장 박현선 ▲ 학생지원부처장 임유승 ▲ 미래교육원 부원장 박태순 ▲ 미적분학 주임교수 하길찬 ▲ 일반화학 주임교수 채영기 ▲ GM센터장 임종수 ▲ 비교과과정 주임교수 나중채 ▲ 공학교육인증 항공우주공학심화 프로그램(학과) PD교수 이균호 ▲ 생물안전관리책임자 이상협 ▲ 금융보험애널리틱스 융합전공 주임교수 정혜진 ▲ AI연계융합전공 시스템생명공학 프로그램 주임교수 권영수 ■ 한독◇ 부사장▲ 생산본부 윤주연◇ 전무▲ 기획조정실 김동한◇ 상무▲ 인사실 오필종◇ 상무보▲ Business Excellence 권해준 ▲ 전문의약품 사업부 마케팅 황주희◇ 이사▲ 대외협력실 나영진 ▲ 전문의약품 사업부 마케팅 엄태상◇ 실장▲ 디지털헬스케어사업실 김경한 ▲ 생산지원실 서의연 ■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기후정책연구본부 에너지수요분석연구실장 김종우 ■ 건국대◇ 서울캠퍼스 전임교원▲ KU융합과학기술원장 송혁 ▲ 대학원 부원장 김준모 ▲ 교육대학원 부원장 양성관 ▲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부장 노재형 ▲ 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장 김은이 ▲ 국제대학 국제교양교육센터장 이동명 ▲ 혁신사업본부장 정환 ▲ 혁신융합원 실감미디어혁신융합대학사업단장 김형석 ▲ 혁신융합원 SW중심대학사업단장 조용범 ▲ 혁신융합원 SW중심대학사업단 KU OLIVE센터장 김성열 ■ 코스콤◇ 본부장<신임>▲ 경영전략본부 본부장 신경호 ▲ 자본시장본부 본부장 나용철 ▲ IT인프라사업본부 본부장 현정훈 ▲ 금융사업본부 본부장 정기우<전보>▲ 경영지원본부 상무 고재술 ▲ 데이터사업본부 상무 홍동표 ▲ 테크놀로지센터 본부장 이종기◇ 부서장<신임>▲ 인증사업부 부서장 김우현 ▲ 시장데이터사업부 부서장 홍석원 ▲ 시장정보업무부 부서장 김혜원 ▲ 금융솔루션사업부 부서장 이용석 ▲ 시장인프라부 부서장 이범선 ▲ HR부 부서장 신승항 ▲ 인프라서비스부 부서장 권성구 ▲ 마이데이터중계센터부 부서장 김흥재 ▲ 경영리스크관리부 부서장 황상검 ▲ 금융투자상품부 부서장 김기종 ▲ 시장사업실 실장 윤태헌 ▲ 금융상품기획실 실장 황일권 ▲ 파생야간시장개발TF부 부서장 하중우<전보>▲ 정보보호부 부서장 나희정 ▲ 기술지원부 부서장 정원태 ▲ 네트워크서비스부 부서장 윤현갑 ▲ 경영기획부 부서장 김성덕 ▲ 시장매매업무부 부서장 박지용 ▲ 경영지원부 부서장 박흥석 ▲ 직원복지부 부서장 오인환 ▲ 금융영업부 부서장 심무경 ▲ 금융업무부 부서장 이종열 ▲ R&D부 부서장 이석배 ▲ 미래사업부 부서장 김완성 ▲ SmartKoscomTF부 부서장 한상민 ■ 매일일보▲ 광고마케팅국장 김준영 ■ 문화체육관광부◇ 과장급 전보▲ 체육국 체육정책과장 김홍필 ▲ 기획조정실 재정담당관 박기홍 ■ 직썰▲ 대표이사 겸 발행인 곽성권 ▲ 편집인 겸 편집국장 김봉연 ▲ 건설부동산부장 정연재 ■ 아주뉴스코퍼레이션▲ 아주뉴스코퍼레이션 사장 임규진 ▲ 아주경제 사장 오종석 ■ KBS▲ 제작1본부 라디오센터 라디오제작국 CP(부장급) 김홍범 ▲ 제작2본부 콘텐츠사업국 콘텐츠사업부장 엄태민 ▲ 제작2본부 콘텐츠사업국 지식재산권부장 최용훈 ▲ 경영본부 경영정보국 경영정보부장 박홍서 ■ 이슈앤비즈▲ 금융증권국장 김하성  ■ 뉴스웨이브▲ 주필 이용웅 ■ 인더뉴스▲ 부산지사장 제해영 ■ 스마트투데이▲ 부국장 겸 자본시장부장 김세형 ▲ 부국장 겸 산업부장 이재수 ▲ 금융부장 김국헌 ▲ ICT부장 양대규 ■ 동의대학교▲ 대외부총장 이임건 ▲ 대학원장 강재철 ▲ 의료·보건·생활대학장 김병조 ▲ 공과대학장 김형보 ▲ ICT융합공과대학장 손광명 ▲ 공동기기센터 소장 조일국 ▲ 한의학연구소장 전수형 ▲ 아트페어융합예술연구소장 곽이섭 ▲ 미생물연구소장 장원제 ▲ 첨단기능성표면처리연구소장 장성욱 ▲ 의료·보건·생활대학 부학장 임용 ▲ ICT융합공과대학 부학장 김영철 ▲ 생체조직재생핵심연구지원센터 부소장 박정하 ▲ 취업지원팀장 겸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실장 이동육 ▲ 입학관리팀장 이상식 ▲ 국제교류팀장 겸 국제언어교육원 실장 최성우 ▲ 산학협력단 재무회계팀장 박병욱 ▲ 공과대학 행정지원실장 겸 산업문화대학원 행정지원실장 이정안 ▲ 부동산대학원 행정지원실장 겸 국가안전정책대학원 행정지원실장 최두완 ▲ 전산정보원 정보화개발팀장 하창범 ▲ 교육혁신팀 과장 이진호 ▲ 대학원 행정지원실 과장 송재기 ■ 보건복지부◇ 국장급 채용▲ 장관정책보좌관 최진환 ■ 서울관광재단▲ 국제관광·MICE본부장 김만기 ■ 한국예탁결제원◇ 부장 보임▲ 혁신금융실 실장 이경미◇ 부장 전보▲ 증권담보부 부장 김용창 ▲ 전략기획부 부장 성호진 ▲ 외화증권권리관리부 부장 배재호 ▲ 증권대행부 부장 김재웅 ▲ 안전관리부 부장 임창균 ▲ 홍보부 부장 이민희 ▲ KSD나눔재단 사무국장 성보경 ▲ 재무회계부 부장 최항진 ▲ 인사부 부장 최순돈 ▲ ESG경영부 부장 김진택 ▲ 총무부 부장 서보성◇ 팀장 보임▲ 외화증권결제부 외화증권결제2팀 팀장 손광일 ▲ 차세대시스템추진실 선임전산역 곽병찬 ▲ 재무회계부 자금운용팀 팀장 이지언◇ 팀장 전보▲ 재무회계부 재무회계팀 팀장 양우정 ▲ 정보보호최고책임자 소속 IT보안팀 팀장 김송주 ▲ 전자등록업무부 신종증권등록팀 팀장 홍석영 ▲ 총무부 복합업무시설건립추진반 반장 안병욱 ▲ 인사부 선임조사역 조정현 ▲ 자산운용지원부 해외펀드·LEI지원팀 팀장 박정미 ▲ 무위험지표금리 산출·공시 사무국 KOFR내부통제팀 팀장 오종옥 ▲ 부산업무센터 팀장 최윤지 ▲ IT서비스1부 결제서비스팀 팀장 김화진 ▲ 안전관리부 자산관리팀 팀장 반재혁 ▲ 전자등록업무부 계좌부관리팀 팀장 정성욱 ▲ ESG경영부 경영관리팀 팀장 김수진 ▲ 증권정보부 증권정보기획팀 팀장 김용준 ▲ 대전지원 지원장직무대리 손준혁 ▲ 대구지원 지원장직무대리 김승현 ▲ 혁신금융실 선임조사역 이정욱 ▲ 감사부 부장직무대리 이동성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전략기술기획본부 전략기술정책센터장 김진용 ▲ 전략기술기획본부 글로벌R&D전략단 글로벌R&D혁신센터장 최동혁 ▲ 전략기술기획본부 글로벌R&D전략단 글로벌R&D협력센터장 김혜나 ▲ 제도성과혁신본부 제도혁신센터 연구윤리자산보호팀장 정정규 ■ 한국금융경제신문▲ 편집국장 장용준 ■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보직▲ 해양환경실장 직무대리 이경열 ▲ 부산지사장 백철호

독서신문 | 권동혁 기자 | 2024-03-04 17:55

■ 양석준(전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씨 부친상▲ 양남길(순천향대학교 의대 명예교수)씨 별세, 김채옥씨 배우자상, 양석우(서울성모병원 안과 주임교수)·석준(전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씨 부친상, 김소열(명동성모안과의원 원장)·심지영씨 시부상, 양승조·은진·승진씨 조부상 = 2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2호실, 발인 5일 오전 6시 50분. ☎ 02-2258-5922 ■ 이철규(한스경제 편집국장)씨 모친상▲ 정군자(향년 83)씨 별세, 이광일씨 부인상, 이철규(한스경제 편집국장)·이상규(현대ITC 제강팀 사원)·이봉규(케이엠팩 부장)씨 모친상 = 4일 오전 9시, 쉴낙원 일산장례식장 VIP 1호실, 발인 6일 오전 7시, 장지 일산 공감수목장. ☎ 031-923-7000 ■ 김재홍(전 한국담배인삼공사 사장)씨 별세▲ 김재홍(전 한국담배인삼공사 사장·전 KT&G복지재단 이사장·향년 85)씨 별세, 윤우자씨 남편상, 김소희(정관장 장안동점 대표)·김준우(사업)씨 부친상, 박형태(SK텔레콤 부장)씨 장인상, 김영임(사업)씨 시부상 = 4일 오전 4시, 경희의료원 장례식장 101호실, 발인 6일 오전 9시30분. ☎ 02-958-9545 ■ 이준성(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사)씨 장인상▲ 정순길씨 별세, 이준성(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사)씨 장인상 = 4일, 광주광역시 서구 천지장례식장 201호실, 발인 6일 오전 7시 30분. ☎062-527-1000

독서신문 | 권동혁 기자 | 2024-03-04 17:27

[사진=국립중앙도서관]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국립한국문학관과 함께 오는 3월 12일부터 4월 21일까지 ‘문학의 봄·봄’ 전시회를 개최한다.전시에는 ‘상춘곡’, ‘덴동어미화전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도상 옥중화’ 등 봄을 소재로 한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의 문학작품, 그림, 영상, 음반 등 약 45점이 소개된다. 이외에도 허난설헌, 노천명, 박목월의 동명의 시 ‘봄비’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아트도 함께 선보인다.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봄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작품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근대문학이 식민의 비애와 함께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3부는 춘향과 이몽룡의 이야기를, 4부는 근대적 감성으로 봄을 노래한 시와 수필을 전시한다.또한, 문학의 봄을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코너도 준비되어 있다. ‘상춘’, ‘마음에 내리는 봄’을 이미지로 구현한 미디어 아트존과 정지용의 봄 시 6편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오디오존이 마련되어 있다.국립중앙도서관 한숙희 국제교류홍보팀장 직무대리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한국문학관이 공동으로 준비한 다채롭고 풍성한 자료를 통해 색다르게 봄을 경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번 전시와 함께 새로운 시각으로 봄을 바라보고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3-04 11:20

그동안 우리가 사랑했던 시인들이 멀리 있지 않고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시민이라 여기면 얼마나 친근할까요. 신비스럽고 영웅 같은 존재였던 옛 시인들을 시민으로서 불러내 이들의 시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국민시인’, ‘민족시인’ 같은 거창한 별칭을 떼고 시인들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시도 불쑥 마음에 와닿을 것입니다. 한 마리의 비둘기가슬금슬금 밀치며 지분거린다.한 마리의 비둘기가 한 마리의 비둘기를,둘레를 빙글빙글 돌며 쪼고 있다.무슨 말 같은 것은하지 않았다. 이윽고한 마리는 알아차리고 조용히 몸을 숙이며두 날개를 펼친다. 한 마리는잔등 위에서 어기찬 하느님이 되었다. 그뿐무슨 말 같은 것은하지 않았다. 태초는다만 몸짓으로 열리었던 것을.-박남수, 「몸짓」3·8 따라지의 구겨진 나날김수영과 김종삼은 자기가 시인인지도 모르면서 시를 쓰는 사람이 진정 시인이라 말합니다. 우리 현대시의 총아인 그들이 시인의 배제를 좋은 시의 핵심으로 간파한 것이지요. 거슬러 가면 우리 근대 시의 출발은 너무도 자기중심적이며 비시적이었습니다. 1910년대를 근대의 출발이라 말하는 데 당시 시인들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던 것은 소위 입신출세주의와 교양주의였습니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심사였지요. 자신을 세우고 세상에 나가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심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생명과 자연과 순수를 추구하는 것만이 교양인의 덕목이라는 위선은 또 얼마나 많은 차별을 낳았는가요. 요즘 시인들도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생각하니 안쓰럽습니다. 박남수는 이 비타자적 중심에서 추방당한 시인입니다.그는 정지용의 손을 탄 시인이고, 순수 이미지를 구가했던 모더니즘의 후예이며, 새와 아침의 시인으로 각인돼 있지요. 그렇지만 그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떠돌다 미국에서 쓸쓸히 죽었다는 사실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평양 출신으로 월남한 그가 시인으로서 남한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스스로를 부정하는 일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알고 있던 그의 시는 언어에 갇힌 가상 세계였는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지독한 알레고리였을까요. 시 「몸짓」은 그가 죽기 몇 해 전 1992년에 펴낸 시집 『서쪽, 그 실은 동쪽』에 실린 작품입니다. 평생 동반자였던 아내가 죽고 쓴 시입니다. 사랑을 잃은 시인의 고통이 가득 배어 있습니다. 여기서 그간 그의 방편이었던 언어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몸이 기억하고 있는 순간만이 전부입니다. 말로 누군가를 규정하지 않고 말보다 앞서 그에게로 먼저 갔던 몸이 시가 되었습니다.「구름은 바람에 실리어」란 글에서 박남수는 스스로를 3·8 따라지라 부릅니다. 월남자들을 속되게 부르는 말이 자기 삶의 전부란 뜻이겠지요. 불우(不遇) 하다는 것은 때를 만나지 못함을 말합니다. 그의 불우함은 가난과 차별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시인으로서 누렸을 법한 기쁨이 그에게는 너무 적었습니다. 그만큼 우리 시 문학은 인색하며 완고합니다. 어디 출신이, 누구 제자가, 어느 학교가 아니면 끼일 수 없는 약육강식의 밀림이기 때문입니다. 박남수의 시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맹목이 아직도 유령처럼 떠돌고 있습니다.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그 순수를 겨냥하지만,/매양 쏘는 것은/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새」에서)”는 뜻을 어쩌면 알 것 같지 않습니까. ■작가 소개이민호 시인1994년 문화일보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참빗 하나』, 『피의 고현학』, 『완연한 미연』, 『그 섬』이 있다.

독서신문 | 이민호 시인 | 2024-03-04 11:00

대전의 대표 복합문화공간 헤레디움(HEREDIUM)은 오는 4월부터 8월까지 레이코 이케무라(Leiko Ikemura, b.1951) 개인전 <Light on the Horizon>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레이코의 국내 첫 미술관 전시로, 신표현주의의 거장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b.1945)에 이어 헤레디움이 야심차게 선보이는 두 번째 현대미술작가 개인전이다. 레이코 이케무라는 1979년 스위스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한 후, 40년간 전 세계 29개국에서 500회 이상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개최하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현대미술작가이다. 그녀의 작품은 현재 파리의 퐁피두 센터(Centre Georges Pompidou), 스위스의 바젤 미술관(Kunstmuseum Basel), 일본의 도쿄국립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Tokyo) 등 저명한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스위스에서 작가 활동을 시작해 현재는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다. 문화교류의 융합과도 같은 작가의 생애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이질적인 분야를 통합하여 낯선 상상의 공간을 탄생시키는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해안가에서 자란 작가에게 ‘바다’란 더없이 익숙한 곳이지만, 어느 날 도카이선 열차에 앉아 바라본 풍경은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생경하고 강렬했다고 전한다. 태초의 기억과도 같았던 그날의 경험은 레이코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남았고, 수평선 너머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은 그녀만의 예술의 원천이 됐다.레이코 이케무라 개인전 <Light on the Horizon - 수평선 위의 빛> 포스터 [사진=헤레디움]이번 전시는 레이코에게 매우 중요한 예술적 모티브가 된 수평선(Horizon)을 소개한다. 헤레디움은 수평선 위에 빛이 내려앉는 순간(Light on the Horizon)을 조명하며, 레이코와 함께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경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자 한다. 본 전시에서 소개되는 회화 작품으로는 <Before Thunder>(2014/17), <Sinus Spring>(2018) 등의 ‘코스믹 스케이프’가 있다. 레이코 이케무라가 2010년대부터 제작한 동양의 애니미즘적 세계관이 표현된 대형 산수화이다. 비현실적이고 무한한 공간감을 가진 배경과 인간-동물의 경계를 넘나드는 형상은 감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세상 너머 존재의 내면세계를 표현한다. 다양한 색과 쐐기풀황마종이와 같은 자연적 소재를 사용하여, 색의 입자가 퍼지는 형상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존재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설치 작품 <토끼 관음상>(Usagi Kannon (340), 2022)도 선보일 예정이다. 풍성한 치마를 입고 손을 모은 사람 모습과 토끼 머리 형상이 융합된 이 작품은 인간-동물의 모습과 불교-기독교 도상이 종합적으로 구현됐다. 작가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자력 유출로 인해 선천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 토끼에 관한 기사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제작했다. 보편적인 애도의 상징으로 토끼 귀와 우는 사람의 얼굴을 결합시킨 이 작품은 창조와 파괴의 순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지구의 미래에 대한 염려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작품은 스페인의 발렌시아(Valencia), 쿤스트 뮤지엄 바젤(Kunstmuseum Basel) 등 세계적인 공공장소와 기관에 변형 버전이 등장해 주목받기도 했다.1990년 이후 새로운 시각적 언어로 발전한 레이코의 유리 조각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혼성성의 다양한 측면을 표현한 이 작품군은 인간-동물 또는 동물-자연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는 인간과 동물이 근본적으로 공존하고 있음을 환기시킨다. 작가는 유리 조각품의 몸체 안에서 빛을 포착하고 담아내는 과정을 관찰하면서 희망에 가득 차게 됐다고 설명한다.레이코 이케무라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질적인 것들을 융합하는 매력은 헤레디움의 특수성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헤레디움은 1922년에 만들어진 구 동양척식주식회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복원한 건물이다. 근대적 문화유산이라는 과거의 공간에서 동시대적인 다양한 현대미술을 만남으로써 관람객은 시공간의 확장과 융합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 역시 작가의 지난 10년간의 최신작으로 구성하여 ‘현재’와의 명확한 연결성을 확립했다.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독서신문 | 한주희 기자 | 2024-03-04 09:58

오늘날 미디어가 다루는 빈곤함이란 그나마 형편이 있는 자들의 궁핍이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회사 비품이나 사무용품을 훔치는가 하면, 무료나눔 물건을 돈을 받고 재판매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돈은 말하지만, 가난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니, 제대로 다루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SNS에 종종 ‘가난한 이유’라는 제목의 편견과 혐오를 조장하는 글을 올리거나, 이상적인 부모의 월급을 언급하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글들을 올리곤 한다. 그렇게 홍수처럼 밀려드는 글들 속에서 정말 ‘가난’한 자들의 목소리는 묻히고, 그걸 구경하는 사람들은 잠깐의 동정 어린 목소리만 더할 뿐이다. 가난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실상은 외면하는 것이다.책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가난한 청소년이 청년이 되면서 처하게 되는 문제, 우리 사회의 교육·노동·복지의 실상을 담아냈다. 가난을 둘러싼 겹겹의 현실에 대한 철저한 해부이자 날카로운 정책 제안인 동시에, 가난이라는 굴레 속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발견해내는지에 대한 일종의 성장담이기도 하다.책에 소개되는 인물들은 각양각색이다. 빈곤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되는 이미지가 단 하나로 수렴되지 않듯, 가난을 살아내는 이들의 이야기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누군가는 세상과 타협하지 못한 채 일상을 이어나가기도 한다. 저자는 빈곤가정에서 자란 아이들과 10여 년간 만남을 지속하면서 그들이 역경을 이겨내는 동력이 무엇인지, 결핍이 어떻게 또 다른 결핍을 만들어내는지 나름의 설명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하는 이유를 빈곤가정과 개개인에게서 찾지 않는다. 그보다 주목하는 건, 가난이 어떤 문제들을 파생시키는지, 가난은 왜 끝이 나지 않는지, 거기에 사회의 개입과 관심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말한다.불평등한 사회에서 빈곤은 단순히 경제적 수치에 해당하는 저소득의 문제가 아니고, 그 영향력이 삶의 전반에 미친다. 불평등한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 실현이 번번이 좌절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 오랜 시간 축적된 빈곤은 자신의 욕구를 실현하고, 거기서 만들어진 능력을 발휘해 사회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개인적이며 사회적인 행복감을 추구하려는 가능성을 모두 훼손한다.사회적 자본은 “개인이 사회적 관계 안에서 형성한 정체성, 가치 등과 함께 신뢰, 협력, 상호작용을 통해 집단 안에서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개인의 사회적 입지가 사회적 자본에 해당한다는 말이다. 이에 저자는 현재 취약계층을 돕는 인프라의 문제점을 꼬집는다. 실제로 저소득층을 위한 음식, 생필품 등은 공공부문보다 민간부문에서 더 활성화되어 있다. 민간의 도움이 정부의 지원보다 더 많아지면 지원금이 일정하지 않을뿐더러,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하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하지만 더 우려되는 문제는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이 ‘시혜적 시선’을 경유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빈곤에 처해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가난을 증명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곤 한다.하지만 가난을 증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가난의 탈피가 개인의 노력에 좌우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이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흔히들 빈곤층은 왜 미래를 위해 저축하지 않고, 왜 절박한 순간에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고, 왜 자신의 계급적 이해와 배치되는 선택을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곤 한다. 하지만 소외계층이 사회적 자본을 제대로 형성할 수 있을까. 가난하다는 것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재화가 없음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고 사회적 존재가 일상적으로 위협받는 상황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에 대처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다르게 말하자면, 생존 자체에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합리적 판단을 하고 미래 지향적 사고를 할 에너지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 말이다.하위계층의 문제이니 열심히 노력해서 상층에 올라서면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고 얘기할 수 있다. 만약 당신 가족의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거나 재능이 있어서, 혹은 가족 찬스를 이용해서 좋은 대학과 좋은 일자리를 얻었다고 하자. 그 아이가 과연 이 불평등한 세상에서 혼자 행복할 수있을까? 사회에 불평등한 현상들이 쌓이고, 이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이 사회 전반에 누적되면 누구에게도 안전하고 좋은 사회란 있을 수 없다.우리는 ‘누군가가 빈곤한 상황을 견디기 때문에 누군가의 풍요가 가능한 것’이라는 말을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렇기에 누구 하나 빠짐없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 물론 그 책임의 무게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중요한 건, 더 나은 공동체는 더 많은 ‘가난’을 얘기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3-03 06:00

생각해보니 인간과 인간이 원하고 행하는 것이 내게는 움직임이 없는 잿빛 형상들처럼 보였습니다. <첫문장>여인에게 얌전한 척하는 것보다 더 부자연스러운 것은 분명히 명백하게 없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것은 어떤 내적인 분노 없이는 결코 생각할 수 없는 일종의 악습입니다. [……] 그것은 단지 겉모습일 뿐입니다. 사랑의 불꽃은 결코 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가장 깊은 잿더미 속에서도 불씨는 타고 있습니다. <46~47쪽>“우리 둘 다 충분히 열정적입니다. 나는 열정 없이는 살고 싶지 않습니다. 자, 좀 봐요, 그래서 나는 질투와 화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정, 아름다운 교제, 감성, 격정 등 모든 것이 사랑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은 사랑 안에 있어야 하며, 하나의 요소가 다른 요소를 강화시키고 진정시키고 생명을 주고 고상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74쪽>그녀를 소유하는 것이 최고의 행복을 얻는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했으며, 그녀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회적 규범 등 모든 종류의 속박에 대한 최소한의 생각조차 혐오했다. <79쪽>그리고 사랑하고 사랑받는 중에 갖게 되는 이런 사소한 갈등은 상대방에 대한 만족할 줄 모르는 열망 때문이 아니라면 어떻게 생기겠습니까? 이러한 열망이 없다면 사랑도 없습니다. 우리는 죽음에 이를 때까지 사랑하며 살 겁니다. 우리를 비로소 진실하고 완전한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사랑이고 삶 중의 삶이 사랑이라면, 삶과 인류가 그러하듯이 사랑 또한 분명히 갈등을 회피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랑의 평화도 오직 힘의 싸움을 겪은 다음에 나타납니다. <130쪽>오늘 나는 사랑에 빠진 두 사람에 관하여 쓴 프랑스 책에서 다음과 같은 표현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우주였다.”단순히 과장해서 그냥 막 적은 것처럼 보이는 그 말이 우리 사이에서 글자 그대로 실현되었다는 생각에, 그것은 내 눈길을 확 사로잡았으며 감동을 주고 미소를 짓게 만들었습니다!그것은 본래 프랑스인들의 정열을 감안하면 글자 그대로 진실입니다. 그들은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는 감각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상대방에게서 자신의 우주를 발견합니다. <135쪽>내가 당신을 느낄 수 있다면 고통을 환영합니다! 연민이 고통스러우면 그것 때문에 내가 죽어도 좋습니다. <176쪽>[정리=한주희 기자]『루친데』프리드리히 슐레겔 지음 | 박상화 옮김 | 문학과지성사 펴냄 | 234쪽 | 15,000원

독서신문 | 한주희 기자 | 2024-03-02 09:05

방재홍 발행인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는 한국성경식물원이 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한국성경식물원을 가꾸어온 박경선 장로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박경선 장로는 성경의 땅, 이스라엘에서 성경 식물 씨앗과 어린 묘목을 한국으로 가져와 직접 재배했다. 더 나아가 식물 속에 녹아 있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식물원을 찾아오는 모든 사람에게 성경 식물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있으며, 성경 식물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생을 바칠 만큼의 열정은 누구에게나 쉽게 생기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박경선 장로의 인생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떠오를 질문, 어떤 계기로 인해 식물에 천착하게 됐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유년 시절부터 식물에 각별한 애정이 있었다거나, 식물과 관련된 애틋한 추억이 있었다거나 하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라 예상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마찬가지였으리라.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대답은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저는 식물에 대해서 전혀 모릅니다. 어려서부터 관심도 없었습니다, 원래 운동을 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태권도·합기도 7단이고, 유도·검도 각각 3단해서 통합 한 20단 정도 됩니다. 단지 예쁘고 아름다워서 식물을 키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 하나하나에 어마어마한 메시지가 담겨 있으니까 키우는 것입니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식물을 키운다. 순서가 이렇게 되는 것이지요.”그의 말을 듣는 순간 이런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릇의 본질이 밥과 물 등을 담는 것이듯, 메시지를 품고 있는 식물이 있다면 그 식물의 본질은 담고 있는 내용물이 아닐까? 물론 장인이 정성스럽게 빚은 그릇은 그 자체로도 한 점의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그 그릇이 밥과 물을 담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그릇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박경선 장로가 식물을 넘어, 그 속에 있는 메시지에 천착한 이유일 것이다.책 『박경선 장로의 메시지가 있는 성경 식물 이야기』는 아래와 같이 전한다. “노아가 방주를 만들었던 ‘고페르 나무’는 임시로 머무는 유숙하다는 메시지가 녹아있고, 엘리야가 쓰러져 있었던 브엘세바 광야의 ‘로뎀나무’는 비참함의 메시지가 녹아 있으며, 유월절 그 밤에 문인방과 좌우 설주에 어린양의 피를 뿌리는 도구로 사용되었던 ‘우슬초’는 정결과 겸손을 상징하는 메시지가 녹아있습니다.”“아론의 지팡이에서만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린 ‘아몬드’는 잠들지 않고 깨어 있는 영적 파수꾼을 상징하고, 삭개오가 올라가 예수님을 만났던 여리고 길가의 ‘돌무화과나무’는 잃어버렸던 모든 것을 되찾는 회복을 상징하며, 굶주림이 있는 이방인의 돼지우리 곁에서 탕자가 먹기를 원하였던 ‘쥐엄 열매’는 궁핍의 상징이 되었습니다.”책도 마찬가지 아닐까? 책은 종이, 잉크, 풀, 가름끈 등 단순한 재료로 이루어진 군더더기 없는 물질이다. 하지만 한 권의 책을 채우기 위해선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혹은 수십 년의 집필 시간이 투입된다. 책은 지식과 정보는 물론, 이 세상의 크고 작은 이야기뿐만 아니라 우주의 탄생과 역사까지 담을 수 있는 유일무이한 그릇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역량과 노력에 따라 무한대로 깊고 넓어질 수 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하다.그렇다고 해서 모든 책을 양서(良書)라고 할 순 없다. 한 책은 값을 매기기 어려울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는 반면 다른 책은 책값이 아까울 만큼 형편없다는 혹평을 듣기도 하니 말이다. 이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어디서 올까? 바로 내용물, 즉 메시지다. 표지만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책은 책꽂이에선 멋스럽지만, 나의 무엇도 바꿀 수 없다. 모든 변화는 감상하는 눈이 아닌 책장을 넘기는 손끝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식물 그 자체가 아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읽어내며, 책 그 자체가 아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더듬으며 어떻게 살 것인지 끊임없이 사유해야 한다. 메시지가 담긴 물질만이 나를 바꿀 수 있다.

독서신문 | 방재홍 발행인 | 2024-03-01 11:00

이려은(민재) 수필가/비올리스트/목포시립교향악단 viola 상임 수석 연주자 역임모차르트의 음악 레퀴엠 d 단조의 슬픈 선율이 가슴을 적신다. 36살 젊은 나이에 이승을 하직한 그 아닌가. 모차르트하면 그가 지녔던 천재성과 함께 최대 걸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음악이 귓가에 맴돌 곤 한다.그는 5살이 되기도 전에 작곡을 시작한 음악 천재다. 6살 땐 바이올린으로 푸가를 즉흥 연주할 정도였다. 그의 천재성은 실로 놀라웠다. 이 때 이미 미뉴에트를 작곡했으며 8살 때는 교향곡을, 11살 때는 오라토리오 그리고 12살엔 오페라까지 작곡한 모차르트 아닌가.이런 모차르트였기에 일찍부터 빈에서 많은 이들로부터 그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그의 음악을 듣기 위하여 황제나 귀족들이 연주회에 자주 참석하곤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자신의 명성과는 달리 젊은 날 재물에 대해선 무관심 했다. 이로 인해 일상에서 절약이나 저축을 등한시 하여 궁핍한 삶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악처로 명성 높은 그의 아내 콘스탄체는 낭비벽이 심하여 그를 더욱 가난으로 몰아넣었다. 만약 이렇듯 천재적인 음악성을 지닌 모차르트에게 검소하며 알뜰하고 지혜로운 아내가 있었더라면 어찌 됐을까? 모르긴 몰라도 경제적 여유로 병약함도 치유되어 젊은 나이에 요절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뿐 만 아니라 그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 마지막 힘을 다하여 미완으로 작곡한 음악 ‘레퀴엠’도 완성곡이 되었을지 모른다.이렇듯 인연은 참으로 소중하다. 모차르트 또한 콘스탄체 같은 아내와의 인연이 아닌 현명한 여인을 아내로 맞이했더라면 그의 음악적 성취는 더욱 빛나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마저 든다.반면에 인생에서 맺는 좋은 인연이 삶의 전환점이 되어주기도 한다. 나에게는 그것이 한 오케스트라의 연주 영상이었다. 수 십 여 년 전의 일이다. 유독 음악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초등학교 4학년 봄날의 어느 날, 집안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다 우연히 어느 시립 교향악단의 연주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 날의 연주 영상은 어린 나에게는 너무도 강렬하고 화려하게 다가왔다. 나는 이내 영상에 완전히 잠식되어 그 악단의 단원이 되어 음악을 연주하는 착각에 빠져들었다. 이때의 경험은 나에게 오케스트라 연주자라는 꿈을 심어주었고, 오늘 그 꿈은 현실이 되었다.나를 연주자로의 삶으로 이끈 인연은 또 있다. 어릴 적 다녔던 피아노 학원의 원장님이다. 당시 어머니께 졸라서 피아노 학원을 다녔는데. 내가 살던 동네의 허름한 건물에 위치한 음악 학원이었다. 말이 학원이지 교습소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비록 두 칸짜리 교실과 피아노 두 대가 전부인 학원이었지만 그곳 원장님은 남다른 혜안을 지녔던 분으로 기억한다. 훗날 이 원장님의 말씀 한마디가 나를 음악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그 학원을 다닌 지 두 어 달 지난 어느 날로 기억한다. 학원을 찾은 어머니께 원장님은, “ 민재가 음감이 뛰어나고 청음이 매우 발달했으니 향후 음악을 전공 시키면 훌륭한 음악가가 될 것입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을 때까지고 어머니는 나에게 음악적 소질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셨다고 한다. 당시 나의 진로에 대해 고민 하던 어머니에게는 원장님의 이 말이 구세주의 음성으로 들렸다고 한다. 당연히 어머니는 나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음악을 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셨고, 이런 어머니의 결정에 따라 나는 초등학교 6학년 여름부터 내 영혼의 동반자인 비올라라는 악기를 만나게 되었다.그 당시 유명한 비올리스트인 선생님으로부터 비올라 연주를 지도받던 첫 날, 비올라의 묵직한 소리에 어린 마음을 온통 빼앗긴 순간은 지금도 어제와 같이 생생하다.이렇듯 인연은 한 사람의 인생관을 지배하기도 하고, 생의 전환점을 안겨주기도 한다. 나쁜 인연은 그 인생을 파멸에 이르게 하고, 좋은 인연은 삶을 행복하고 풍성하게 하니 말이다. 그 옛날 텔레비전의 오케스트라 영상이나, 피아노 학원의 원장님 그리고 비올라와의 인연이 오늘 나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주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인연으로 다가갈 수 있는 선생이 되고 연주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 누군가의 삶에 또 다른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 말이다.

독서신문 | 이려은 | 2024-03-01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