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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가 사랑했던 시인들이 멀리 있지 않고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시민이라 여기면 얼마나 친근할까요. 신비스럽고 영웅 같은 존재였던 옛 시인들을 시민으로서 불러내 이들의 시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국민시인’, ‘민족시인’ 같은 거창한 별칭을 떼고 시인들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시도 불쑥 마음에 와닿을 것입니다. 지금 어디선가누가 걸어간다누가 걸어온다눈 위에 발자국만 남겨놓고지금 어디선가누가 울고 있다누가 웃고 있다눈 내리는 깊은 밤지금 어디선가누가 죽고 있다누가 낳고 있다제야(除夜)의 종(鐘)소리 울리는 밤지금 어디선가누가 피를 주고 있다누가 피를 받고 있다초야(初夜) 청홍(靑紅) 자리 속에지금 어디선가누가 기-나긴 편지를 쓰고 있다누가 기-나긴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독(孤獨)에 떨리는 촉(燭)불 밑에-전봉래, 「지금 어디선가」가버린 친구에게 바침그 친구는 전봉래입니다. 전봉건의 형이지요. 1929년 이장희가 음독자살하고 5년 후 김소월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시인은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을까요. 현실 부적응자이기 때문이라 보기 십상이지요. 시인을 이상 세계에 사는 존재로 보니 말입니다. 이장희가 전근대적인 시대의 희생자라면 김소월은 제국주의의 억압이 하나 더 겹쳤습니다. 1951년 한국 전쟁 통 2월 어느 날 부산 스타 다방에서 친구도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그에게는 전쟁의 비극이 더해졌습니다. 페노바르비탈이라는 일종의 수면제를 다량 먹고 더 이상 살기를 포기한 것이지요. 그때 바흐의 브란덴브르크 협주곡 5번을 틀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는 다방을 나와 길거리를 헤매다 쓰러졌습니다.시 「지금 어디선가」는 죽기 1년 전 『연합신문』에 실은 작품입니다. 그는 시 마지막 연에서처럼 촛불을 켜놓고 긴 시간 편지를 쓰며 삶과 죽음의 노래를 읊조리고 있습니다. 그는 특별한 현재를 사는 시인입니다. ‘지금’이 중요하지요.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것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가는 사람이 있으면 오는 사람이 있고, 슬픔 속에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쁨을 누리는 사람도 있는 것이라 깨닫습니다. 해 저무는 세모에 죽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명은 또다시 태어나고, 초야에 오갔던 사랑처럼 피로 맺어진 모든 사람과 순간을 같이 함으로써 영원을 생각합니다.그는 어쩌면 셰익스피어 시대 존 던은 아닐까 합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궁금해했던 시인의 노래가 그의 짧은 생애를 휘감고 돕니다. 어릴 때 기계체조 선수였는데 철봉에서 떨어져 허리를 다친 이후 그의 삶도 굳어만 갔습니다. 그가 애창했던 랭보도, 발레리도, 쉬페르비엘의 시는 이제 들을 수 없습니다. 그에게 바쳤던 헌시 「G 마이나」 만이 귓전을 맴돕니다. “물/닿은 곳//신고(神羔)의 구름밑//그늘이 앉고/묘연(杳然)한/옛/G•마이나”. ‘G 마이너’는 바이올린 소나타의 첫 음으로 ‘시작’, ‘창조’를 뜻합니다. 친구는 내 시의 시작이자 창조의 동반자였습니다. 그리고 ‘G 마이너’ 화음에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담았던 것처럼 애도합니다. 모두 처음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며 김종삼을 대신해 씁니다. ■작가 소개이민호 시인1994년 문화일보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참빗 하나』, 『피의 고현학』, 『완연한 미연』, 『그 섬』이 있다.

독서신문 | 이민호 시인 | 2024-03-18 11:00

지금 내가 한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큰물이 밀려오고 또 바람이 불어 들이치면 그 집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마태복음> 7장 26~27절반석 위에 집을 지은 자와 모래 위에 지은 자, 두 사람의 비유는 분명한 교훈을 줍니다.이 교훈에 따르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은 미친 짓처럼 보입니다.하지만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일 그 자체에는 잘못된 점이 없습니다.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는 움직이는 사막 모래 위에 세워졌습니다.모래는 건물을 불안정하게 만들기는커녕 더욱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부르즈 할리파에서 해변을 따라가면 보이는 인공섬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는 페르시아만의 해저에서 수백만 톤의 모래를 파내 만들었습니다.이뿐만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제품인 유리와 가장 고도화된 제품 중 하나인 반도체가 모래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모래 외에도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물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영국의 저널리스트 에드 콘웨이(Ed Conway)는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이 여섯 가지의 물질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문명의 번영은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이 여섯가지 물질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갔는지 궁금하신가요?그렇다면 이 책을 펼쳐보세요.출처: 『물질의 세계』(에드 콘웨이 지음 | 이종인 옮김 | 인플루엔셜 펴냄)

독서신문 | 한주희 기자 | 2024-03-18 06:00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사비나미술관은 국가나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하는 국공립미술관도, 대기업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대형 사립미술관도 아니다. 하지만 2016년 전 세계 상위 미술품 컬렉터의 데이터를 보유한 래리스 리스트(Larry's List)에서 조사한 '사립미술관보고서‘에서 국내 3대 우수미술관으로 선정되는 등 작지만 강한 미술관이다.사비나미술관을 이끄는 이명옥 관장은 인력과 예산에서 오는 불리함을 ‘최초’라는 수식어로 극복하고 있다. 다른 미술관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전시를 기획하기 위해 저녁에는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으며 수도승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또한 그 시간을 글쓰기에 할애하여 30권이 넘는 책을 출간했으며, 20년 동안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는 등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달 13일 사비나미술관을 찾아가 전시 기획과 글쓰기는 닮았다고 말하는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사비나미술관 이명옥 관장Q. 독서신문 독자를 위해 간단한 인사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저는 사비나미술관 관장이자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며 미술 책 저자인 이명옥입니다. 그 외에도 몇 개의 일을 하고 있는데요. 시각 예술 저작권자의 저작권 보호 및 육성을 위해서 설립한 단체인 한국시각예술저작권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과학문화융합포럼의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과학문화융합포럼은 과학계 인사와 전문 사회학자,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모여서 융복합 콘텐츠를 창작하고 보급하는 소통의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Q. 사비나미술관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사비나미술관은 1996년에 설립된 사립미술관입니다. 제1종 등록미술관이고요.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제가 사비나미술관을 외부에 소개할 때 ‘히든 챔피언’에 비유합니다. ‘히든 챔피언’은 독일의 경영학자인 헤르만 지몬이 만든 용어인데요. 작지만 강한 기업을 말합니다. 즉 강소 기업이라고 할 수 있죠. 저희 사비나미술관은 국가나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미술관이 아니고요. 대기업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대형 사립미술관도 아닙니다. 설립자인 제가 운영하는 미술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미술관과 차별화에 성공하지 않으면 예산, 인력 구조에서 굉장히 불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Q. 지금까지 사비나미술관을 이끌어 오시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그래서 다른 미술관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관심이 없었던, 또 관심이 있더라도 시도하지 못했던 콘텐츠들을 개발해야 했습니다. 저희 사비나미술관의 큰 특징 중의 하나가 최초의 사례가 많다는 것인데요.예를 들어 2005년에 최초로 과학계 연구원들과 예술가들이 협업해 ‘KIST 창립 40주년 기념전 - ArtiST PROJECT’을 개최했고, 2011년에 한국미술인으로는 최초로 파리 오르세미술관에서 개최한 ‘구글 아트 엔 컬처“ 론칭 행사에 참석해 98명의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구글아트프로젝트’에 소개하는 협약서를 체결했습니다.2017년에는 자기 자신의 사진을 스스로 찍는 셀피(selfie) 현상을 통해 21세기 현대인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전시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한 ‘2017 예술경영 컨퍼런스’에서 예술경영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미술관으로서는 최초의 대상 수상이었기 에 더욱더 뜻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Q. 매번 새로운 전시를 구상하셔야 하는데,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나요?영감은 어디에서나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책일 수도 있고 영화일 수도 있고 사람과의 대화일 수도 있고 또 자연일 수도 있죠. 저 같은 경우는 작업을 할 때 에너지를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정말 중요한 모임이라 하더라도 저녁 시간에는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습니다. 체력이 약하고 마른 체형이라 외부에서 에너지를 소모해버리면 두뇌 회전이 안 되고 아이디어를 내기가 어려워지더라고요.그리고 마치 사랑에 빠진 것처럼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합니다. 5월 전시 주제가 ‘눈물의 힘’이라 요즘엔 눈물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피카소가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 ‘도라 마르’를 그린 작품에도 스페인 내전의 참상을 담은 ‘게르니카’에도 눈물이 있죠. 수많은 고전 소설과 영화에도 물론 있고요.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사비나미술관 [사진=사비나미술관]Q.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무엇인가요?28년 동안 기획했던 전시들 하나하나에 애정을 가지고 있어요. 1996년에 사비나미술관을 설립했을 때부터 인간의 해석전, 밤의 풍경전, 이발소 그림전, 심지어 반려견을 데리고 오는 개전 등 새로운 전시를 시도했어요. 이 전시들 모두 시대가 바라는 전시였다고 생각하고, 시대가 바라지만 미처 포착하지 못했던 것들을 대신 포착했다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대중적으로 성공한 전시가 있고 그렇지 않은 전시가 있지만, 주제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기 어려워요.Q. 전시 작가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이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가를 가장 먼저 생각한 뒤 작가를 선정해요. 이번에 이길래 작가를 섭외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그가 작품을 통해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에요. 이전에도 재난과 가족을 다룬 홍순명 개인전, 멸종 위기 동물을을 주제로 한 고상우 전시 등을 개최했어요. 예술가들이야말로 지금 우리 시대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길래 개인전 <늘 푸른 생명의 원천에 뿌리를 내리다 - 생명의 그물망>Q. 2024년도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전시는 무엇인가요?덴마크 수교전으로 덴마크 출신의 허스크 밋나븐이라는 그래피티 아티스트의 전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조금 무거운 주제를 다뤘다면 가벼우면서도 유머 감각이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재미있게 한 번 놀아보려고 해요.Q. 집필 활동도 왕성히 하시고 계시는데요. 20년 넘게 꾸준히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칼럼을 읽는 독자는 학력도 취향도 천차만별이잖아요. 그래서 독자들에게 어떻게 지식과 재미를 동시에 줄 수 있느냐를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되는데, 전시를 기획할 때도 마찬가지거든요. 예를 들어 사비나미술관에서 지난 1월 말부터 이길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데, 이길래라는 작가를 어떻게 하면 대중들한테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인가. 제가 늘 고민하는 부분이 이런 것이거든요. 그래서 칼럼을 쓰면 전시 아이템을 선정하고 그 아이템을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많이 돼요.또한 저에게 주어진 지면이 한정돼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군더더기를 떼는 훈련을 할 수 있어요. 미술을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려면 도저히 8매 가지고 안 될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아방가르드라는 용어를 제대로 설명하려고 하면 끝이 없잖아요. 이럴 때 도저히 줄일 수 없겠다 싶어도 줄이고 또 줄이면 결국 어떻게든 줄여지더라고요. 이 과정이 추상화를 그리는 과정과 비슷해 재밌어요.사비나미술관 이명옥 관장Q. 30권이 넘는 저서를 출간하셨는데요. 신작 『그림 감상도 공부가 필요합니다』를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강연에 나가서 마지막에 질의응답을 받으면 매번 나오는 질문이 있어요. 어떻게 하면 현대미술을 이해할 수 있느냐고요. 그럴 때마다 저는 전시장에 몇 번 가시냐고 물어요. 평생에 한두 번 가는데 갑자기 작품이 이해되는 건 거의 불가능하잖아요. 사람들이 미술 감상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그게 안 됐을 경우에 미술은 어렵다고 토로하는 것에 대해 일침을 놓고 싶었어요. 책의 제목처럼 미술 감상에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거죠. 이탈리아 미술 사학자이자 비평가인 마테오 마랑고니는 각각의 예술은 끈질긴 공부와 수고를 치르는 사람만이 그런 음미할 수 있는 독특하고 고유한 언어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 말에 굉장히 공감해요.Q. 마지막으로 독서신문 독자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나요?시간 날 때마다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을 틈틈이 보는 편인데, 여기에 “잠시 후면 너는 모든 것을 잊을 것이고, 잠시 후면 모든 것이 너를 잊게 될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어요. 시간이 흘러 내가 존재하지 않게 되고 나를 기억하는 사람조차 없어진다면 나 자신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거잖아요. 이 말을 곱씹다 보면 항상 내가 지금 추구하는 이 욕망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끊임없이 저를 가다듬게 돼요. 또한 빈센트 반 고흐의 서간집을 굉장히 좋아해요. “아름다운 것에 가능한 한 많이 감탄하렴.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에 충분히 감탄하며 살지 못하고 있거든”과 같이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많이 나오거든요.[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독서신문 | 한주희 기자 | 2024-03-16 06:00

■ 춘천MBC▲ 보도국장 직무대리 허주희 ■ 아시아경제▲ 세종중부취재본부 부국장 조영주 ▲ 재무기획부장 류희경 ■ 대전시◇ 3급 승진▲ 경제과학국장 권경민◇ 4급 승진▲ 재해예방과장 원기연 ▲ 일자리경제과장 배정란◇ 5급 승진▲ 인사혁신담당관 윤명근 ▲ 정책기획관 김수정 ▲ 균형발전담당관 김정희 ▲ 정보화담당관 지태현 차윤증 ▲ 안전정책과 김정자 ▲ 재난관리과 조애리 ▲ 바이오헬스산업과 최정순 ▲ 산업입지과 박양일 박영호 ▲ 기업투자유치과 오은덕 ▲ 창업진흥과 박주아 ▲ 대학혁신지원과 정혜은 ▲ 에너지정책과 엄인재 전숙향 ▲ 농생명정책과 한소영 ▲ 운영지원과 권영덕 신용준 ▲ 자치행정과 길태근 송일남 양시영 표경숙 ▲ 세정과 김양중 ▲ 회계과 어월용 이정애 ▲ 문화예술과 김영기 ▲ 문화유산과 고윤수 박미란 ▲ 문화콘텐츠과 김선예 ▲ 교육도서관과 변옥진 ▲ 노인복지과 정수현 ▲ 장애인복지과 전부자 ▲ 여성가족청소년과 손지권 이병일 ▲ 수질개선과 육종경 ▲ 산림녹지과 이재만 ▲ 자원순환과 윤석준 ▲ 생태하천과 고영복 한연규 ▲ 보행자전거과 김동진 ▲ 운송주차과 가기호 ▲ 건설도로과 오제훈 ▲ 도시재생과 김성원 ▲ 토지정보과 장인진 ▲ 보건환경연구원 송창길 ▲ 대외협력본부 최봉석 ▲ 감사위원회 오광택 이은재 ■ 질병관리청◇ 과장급 직위 승진▲ 위기분석담당관 유효순 ■ 방송통신위원회◇ 국장급 전보▲ 시장조사심의관 반상권 ▲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고용휴직) 신승한 ■ 의정부시▲ 시민소통담당관 김지원 ■ 라이나생명<승진>◇ 부사장▲ 김기성◇ 전무▲ 석승현◇ 상무▲ 신현천 ▲ 이수현◇ 이사▲ 안창모 ▲ 강명관 ▲ 김영현 ■ 국토교통부◇ 과장급 전보▲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의정부국토관리사무소장 박재현 ▲ 서울지방항공청 김포항공관리사무소장 이호재 ▲ 스마트도시팀장 이경호 ▲ 생활물류정책팀장 조태영◇ 과장급 신규 임용▲ 장관정책보좌관 김효준

독서신문 | 권동혁 기자 | 2024-03-15 18:00

■ 조한복(전 신진약품 대표)씨 별세▲ 조한복(전 신진약품 대표·향년 88)씨 별세, 윤양자씨 남편상, 조윤수·조민수·조연수·조용석(NH농협금융 부부장)씨 부친상, 박상범(엔터비즈 대표)·김연길(한국의학연구소 진료부장)·이창원(썬웨이브 대표)씨 장인상 = 15일 낮 12시, 수원연화장 장례식장 208호실, 발인 17일 오전 10시50분, 장지 수원연화장 추모공원. ☎ 031-218-6560 ■ 정종표(DB손해보험 대표이사)씨 모친상▲ 이분여(향년 99)씨 별세, 정종표(DB손해보험 대표이사)씨 모친상 = 15일 오전 5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발인 17일 오전 5시10분, 장지 구미시립납골당. ☎ 02-3010-2000 ■ 이성호(현대유비스병원 병원장)씨 부친상▲ 이기일(향년 87)씨 별세, 이미영·이성호(현대유비스병원 병원장)·이영호·이충호씨 부친상, 이한준씨 장인상, 안태희·박경옥·강숙연씨 시부상 = 15일 오전 3시, 가천대 길병원 장례식장 501호실, 발인 17일 오전 7시30분, 장지 충남 세종시 조치원읍 선영. ☎ 032-460-9402 ■ 이종휴(전주MBC 국장)씨 모친상▲ 이금례씨 별세, 이종휴(전주MBC 국장)씨 모친상 = 15일 0시 30분, 전북대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 17일 오전 9시, 장지 고창군 흥덕면 선영. ☎ 063-250-2451 ■ 조벽래(전 중앙일보 부국장)씨 별세▲ 조벽래(전 중앙일보 부국장·향년 87)씨 별세, 남죽자씨 남편상, 조여란·조용균(강북삼성병원 부원장)·조용우(전 삼성디스플레이 상무)·조정미씨 부친상, 하재천(전 경향신문 부국장)·장성환(목사)씨 장인상 = 14일 오후 9시34분,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7호실, 발인 17일 오전 8시, 장지 시안공원묘지. ☎ 02-2227-7590

독서신문 | 권동혁 기자 | 2024-03-15 17:00

[사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원장 박은실, 이하 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24 꿈의 무용단 사전 워크숍 ‘꿈의 무용단, 함께 또 같이’가 지난 12일 성황리에 열렸다.‘꿈의 무용단’ 사업은 아동·청소년이 창의적이고 주체적인 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무용 분야의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2년 차를 맞이했다.춤이라는 비언어적 매개체를 통해 지역 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동·청소년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문화예술 역량을 기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교육진흥원이 올해 1월 신규 거점기관(2기) 선정 공모를 진행한 결과, 총 10개의 기관이 최종 선정됐다. 지난해부터 사업을 운영해 온 19개 기관을 더해, 전국 총 29개 거점기관이 지역 내 꿈의 무용단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사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한편 이번 ‘꿈의 무용단, 함께 또 같이’ 워크숍은 올해 꿈의 무용단 사업의 시작을 알리며 거점기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업성과를 나누고, 교류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워크숍에서는 1기 무용감독들이 자신의 현장 사례를 소개하며 사업성과를 공유했다. 이후 질의응답을 통해 교육 회차 구성 팁, 학생 및 학부모와의 관계 형성 등 신규 운영기관의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하며 서로의 노하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교육진흥원 박은실 원장은 “앞으로도 꿈의 무용단 관계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며, 2010년부터 정착·운영하고 있는 꿈의 오케스트라에 이어 꿈의 무용단, 꿈의 극단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아동·청소년이 꿈과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즐겁고 창의적인 예술교육 확장에 힘쓰겠다”고 말했다.[사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3-15 11:47

내 아이만큼 어려운 게 세상에 또 있을까. 정말이지 이건 모르는 사람은 끝내 모를 일이다. 탯줄로 연결되어 있을 때, 말 그대로 우리는 하나였다. 아이가 세상에 나오며 이야기는 달라졌다. 마치 지문처럼, 아이와 나의 새겨진 모든 결이 애초에 다른 것만 같았다.그토록 다른 한 지붕 두 생활자. 아이와 나의 접점이 되어준 건 마침내 그림책이었다.‘엄마, 나는 차가 좋아요.’‘나도 이렇게 물놀이하고 싶어!’말 못하는 아가는 오랫동안 내게 그림책으로 말을 걸어왔고, 그걸 뒤늦게 알아챈 나는 월동 준비하는 다람쥐마냥 바지런히 그림책을 모으기 시작했다.걷기 시작할 무렵, 아이가 찾은 의외의 책 자리는 부엌이었다. 아이는 왜인지 부엌을 좋아했다. 수시로 들락이며 살림을 꺼내고, 텃밭 열매를 씻어주던 조그만 아기. 그 애가 부엌 어딘가에서 그림책을 뽑아와 내 앞에 내밀면 이제 그런 일들마저 다 지루해졌다는 신호였다. 부엌에는 책이 많다. 부엌과 책. 모두를 애착하는 사람인지라 거기서 밥도 짓고 책도 읽는다. 누구 하나 그러자 하지 않아도 거기에 그림책이 있으니 시작되는 놀이가 매일 벌어졌다. 복닥복닥 어수선해도, 찬장 속에 그림책을 넣어두고 그날에 맞춤한 책을 골라 곶감 내주듯 읽어주는 일은 매일 즐거웠다.‘부엌용 그림책’은 따로 모은다. 따뜻하고 밝은 책, 진심 어린 염려와 격려가 담긴 책들이 내 부엌에 산다. 그 책들만큼 좋은 육아 동지를 여전히 알지 못하는 까닭에 아이와 뭘 할까, 뭘 먹을까 하는 궁리 끝에는 늘 그림책을 펼친다.그중 유달리 마음 가는 책이 ‘엘리엇의 특별한 요리책’이다. 30년 전쯤 출간된 오래된 그림책. 나는 이 책을 아이를 낳기 한참 전인 2008년 종로의 헌책방에서 샀다. 작가가 크리스티나 비외르크라니, 가슴이 두근거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아이가 서너 살 되었을 무렵, 마침내 이 책을 꺼내 함께 빵을 굽고 수프를 끓였다. 책에 나온 채소를 마당에 심고, 샐러드를 만들었다. 식구 모두 이 책에 나오는 빵을 좋아해서 요즘도 자주자주 펼쳐본다. 통밀가루, 우유, 소금, 이스트만 넣고 굽는 소박하다 못해 투박한 빵. 그래도 그 정직한 맛에 끌려 주말이면 즐겁게 구워 따뜻하게 나눠 먹는다.날이 궂어 밖으로 나설 수 없는 날이면 부엌은 더욱 분주해진다. 거기서 아이와 그림책을 읽다 번뜩, 메뉴를 정하고 재료를 엮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도 한다. 아이도 나도 그런 순간을 좋아하는 탓에 집안 곳곳이 그림책으로 찰랑인다. 온종일 우리가 다닌 만큼 따라다닌 그 책들은 모두 귀엽고 애틋하고 사랑스럽다.“엄마, 있다가 책에서 만나요!”나를 세워두고 놀이에 몰두할 때, 아빠와 집을 나설 때, 혹은 잠에 젖은 목소리로. 아이는 그렇게 말했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때면 등장인물과 아이, 엄마인 내가 하나로 뭉뚱그려지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책 한 권에 두 가슴이 하나로 엮이는 마법의 순간. 아이는 그 순간을 ‘만난다’라고 표현한 게 아닐까.어느새 십 대인 아이에겐 스마트폰도 카톡도 없다. 요즘 애들하곤 그런 게 없으면 소통이 안 돼,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나는 부엌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낡은 그림책들을 떠올린다. 그러면 ‘우리에겐 그보다 더 강력한 끈이 있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금세 든든해진다. 마치 탯줄처럼, 지금껏 우리를 이어준 끈이 이 그림책들이었음을 기억해주길. 하는 바람은 여기에다 먼저 적어둔다.

독서신문 | 스미레 | 2024-03-15 07:00

■ 강영기(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씨 별세▲ 강영기(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씨 별세, 민순이씨 남편상, 강연선씨 부친상 = 14일,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16일 오후 2시.☎ 02-2072-2010 ■ 김유숙(한국애브비 전무)씨 시부상▲ 김병진(향년 85)씨 별세, 김춘화씨 남편상, 김환·김완씨 부친상, 김유숙(한국애브비 대외협력부 전무)씨 시부상 = 14일 0시5분, 대구 황금요양병원 장례식장 특201호실, 발인 16일 오전 7시, 장지 경기도 용인 불광사. ☎ 053-745-4444 ■ 길일국(충남지체장애인협회 서산시지회장)씨 별세▲ 길일국씨 별세(충남지체장애인협회 서산시지회장) = 14일, 서산의료원 상례원 국화1실, 발인 17일. ☎ 041-689-7444 ■ 김병수(한국GM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담당장)씨 모친상▲ 장순자씨 별세, 김병수(한국GM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담당장)씨 모친상 = 14일, 울산전문장례식장 VIP 3호실, 발인 16일 오전 8시, 장지 울산하늘공원. ☎052-242-4444 ■ 박창기(전 연합뉴스 마케팅국장)씨 장모상▲ 김한순(향년 88)씨 별세, 김성은·김준서(엠아이티마스 부장)·김준용(동국시스템즈 실장)씨 모친상, 박창기(전 연합뉴스 마케팅국장)씨 장모상 = 14일 오전 10시30분,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14일 오후 4시부터 조문 가능), 발인 16일 오전 8시30분, 장지 경기도 시흥시 미산동 선영. ☎ 02-2227-7556 ■ 최남호(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씨 부친상▲ 최학범씨 별세, 최남호(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씨 부친상 = 13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0호, 발인 16일 ☎ 02-3410-3151 ■ 정태학(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씨 모친상▲ 이숙영(향년 86)씨 별세, 정태영·정태학(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씨 모친상 = 14일 0시38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9호실(14일 낮 12시부터 조문 가능), 발인 16일 오전 8시, 장지 경기도 광주 삼성개발공원묘원. ☎ 02-3410-6919

독서신문 | 권동혁 기자 | 2024-03-14 17:07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트라우마가 정말 사회문제라면(사회문제 맞다), 회복은 개인 차원에 머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폭행하고 착취하는 가해자만 트라우마를 야기하는 게 아니다. 가학에 공모하거나 그 내용을 알고 싶어 하지 않아 하거나 피해자를 비난하는 모든 방관자들의 방관적 대응 또는 무대응이 한층 더 심한 상처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종속되어 있거나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을 해치는 범죄를 정당화, 용인, 비가시화하는 사회의 폭력 생태계를 이루는 요소 중 하나가 그런 상처들이다. 근원적 불의에 기인하는 것이 트라우마라면, 더 넓은 공동체가 불의를 바로잡기 위해 모종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온전한 치유의 필요조건이다. <9~10쪽>공개적 인정을 통해 생존자들을 예우하는 것이 정의라고 하면 이는 흔히 생각하는 정의 개념과는 상당히 다르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러한 인정이야말로 생존자 정의 실현에 필수적이다. 생존자들에게는 이러한 인정이 큰 의미가 있다. 공동체와의 깨진 관계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2쪽>독재의 피해에 대한 보상은 다른 무엇보다 방관자들과 더 큰 공동체에게 스스로의 윤리적 책임을 인지할 것과 피해당한 사람들과 연대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그들은 진상을 알아내 인정할 용기, 스스로의 공포와 냉소를 극복할 용기, 독재의 범죄를 규탄할 용기, 인간의 존엄함의 이름으로 생존자들의 동지가 될 용기를 내야 한다. 많은 생존자들이 정의를 말할 때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이런 화해, 더 큰 공동체와의 화해다. <50쪽>피해자가 윤리 공동체로 인해 느꼈던 심한 굴욕감과 방치감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정의가 구현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심리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간성이 원래대로 존중받을 가능성을 포함하는 정의를 추구하는 일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연루된 방관자들은 생존자의 옆에 섬으로써 자기의 윤리적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 생존자가 수치심이라는 죄를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공동체는 그때까지 무관심했다는 무거운 죄책, 그리고 가해자와 공모했다는 더 무거운 죄책감이라는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 윤리 공동체는 생존자의 명예를 회복시킴으로써 공동체 자체의 명예 또한 회복시킬 수 있다. <67~68쪽>생존자는 피해가 경시당하거나 조롱당하기를 원하지 않으며, 피해자가 되었다는 이유로 비난당하기도 원하지 않는다. 생존자는 과하게 감정적이라는 묵살이나 “이겨내라”라는 설교도 원하지 않는다. 생존자는 공동체가 피해자의 고통을 인지, 존중하고 피해의 심각성을 인정하기를 원한다. 개인으로서의 생존자는 내가 속한 윤리 공동체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내 말을 들어주고 내 말을 믿어주고 내가 상처받았음을 알아주고 나에게 도움과 지지를 보내주기를 바란다. 집단으로서의 생존자는 사회와 언론이 생존자의 무소부재함을 인지하기를, 아울러 성폭력이 그저 개인적 불행이 아니라 주요한 공중 보건 문제임을 인지하기를 바란다. <101쪽>진심이 담긴 사죄를 받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런 드문 경우, 정말 벅차오른다. 성실한 사죄는 악행의 구제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키운다. 반면에 불성실한 사죄는 바로 그 희망을 조롱함으로써 피해에 모욕을 더한다. 그런 까닭에, 나와 인터뷰한 생존자들은 피해를 인정받고 정당성을 입증받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두가 강하게 그렇다고 답변한 반면, 사죄받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양면적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119쪽>[정리=이세인 기자]『진실과 회복』주디스 루이스 허먼 지음 | 김정아 옮김 | 북하우스 펴냄 | 312쪽 | 19,000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3-14 13:15

[사진=국립한글박물관]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일환)은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한글문화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초·중·고등학교 학급 단체를 대상으로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이번 온라인 교육은 전국 어디에서나 문화예술교육을 누릴 수 있고, 박물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박물관의 다양한 한글문화 콘텐츠를 접하고 탐구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교육은 사전 발송된 링크를 통해 접속한 온라인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실시간 원격교육인 ‘한글보따리 2, 3(초등학교 4~6학년 대상)’, ‘반듯하게 쓰는 한글(중학생 대상)’과 각 학급에서 자율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무료로 온라인 교육영상과 활동지를 제공하는 ‘붓으로 만나는 한글(중·고등학생 대상)’ 총 4종이 운영될 예정이다.한글보따리 2 진행 모습. [사진=국립한글박물관]국립한글박물관 김서영 학예연구사는 “초·중·고등학교 학급 단체를 대상으로 기획, 운영하는 이번 온라인 교육은 학생들이 전국 어디서나 국립한글박물관의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경험할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온라인 교육은 3월부터 6월까지 운영되며, 교육신청과 교육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3-14 10:00

책이 아닌 '사람'을 대여해주는 도서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30분 동안 내가 '빌린'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된 이 ‘사람 도서관’은 이제 전 세계 80여 개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다. 소수 인종부터 에이즈 환자, 이민자, 조현병 환자, 노숙자, 트랜스젠더, 실직자 등 다양한 사람이 그들의 값진 경험과 지혜를 나눠주는 덕분에 이 도서관은 유지된다.지난달 27일 국립중앙도서관 내 한국도서관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곽승진 회장은 도서관 이용자들을 위해 책 한 권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에 나종호 예일대학교 교수의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을 꼽았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이러한 '사람 도서관'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며 생각에 잠겼다.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도서관이라는 점에서 사람 도서관은 그가 추구하는 도서관과 닮았다. 그렇다면 그가 꿈꾸는 도서관은 어떤 모습일까?한국도서관협회 곽승진 회장 [사진=안경선 기자]Q. 한국도서관협회는 ‘성장하는 도서관, 춤추는 이용자, 빛나는 사서’를 내걸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도서관이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인도 학자 랑가나단이 주장한 ‘도서관학 5법칙’을 보면 '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요. 도서관이 멈춰있다는 것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도서관은 본질에 충실하되 계속 시대의 변화와 이용자 욕구에 발맞춰 능동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성장하지 않는 도서관은 이용자의 접근이 계속 줄어들 것이고, 결국 쇠퇴하게 될 테니까요.과거 전통적인 도서관이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해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했다면, 지금 우리 도서관은 전시, 체험, 문화 향유, 평생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로봇을 도입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을 기르는 데 이바지하고 있습니다.Q. 이번엔 ‘춤추는 이용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도서관이 점점 적막한 공간에서 소란한 공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제가 늘 강조하는 게 있습니다. 도서관에선 혼자가 아니라 함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도서관은 자기 책을 가지고 와서 혼자 조용히 보고 가는 곳이 아닙니다. 사서와 함께 새로운 책을 발견하는 곳이죠. 가족들과 친구들과 이웃들과 읽고 쓰고 묻고 배우고 만들고 토론하고 경험하고 발견하고 검색하고 탐험하고 창작하고 운동하고 놀고 노래하고 춤출 수도 있겠죠. 그러니 도서관이 적막하지 않고 소란스러운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또한 전 세계적으로 폭력, 마약, 비만 등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가 있지만,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가장 위협적인 문제는 바로 '외로움'이라고 하더라고요. 도서관이 이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주요한 사회기반시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곳이 아닌 만남과 교류의 장이기도 하니까요.한국도서관협회 곽승진 회장 [사진=안경선 기자]Q. 도서관이 성장하고, 이용자가 춤추게 하려면 사서의 역할이 막중할 것 같습니다. ‘빛나는 사서’를 양성하기 위해 어떤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나요?공공도서관은 지역사회 혁신의 공간이고, 사서는 그 혁신의 촉진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도서관협회에선 매년 전국 도서관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사서들이 모여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발전시킬 수 있는 자리인데요. 최첨단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활용한 장비들을 선보이는 전시회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협회 안에 각 지구협의회가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 도서관, 공공도서관, 전문도서관, 대학도서관 별로 세미나나 토론회 또는 워크숍 등을 열 수 있습니다.Q. 학교 도서관에 사서 교사 배치율을 늘리는 데도 힘을 쏟고 계신다고요.제3차 도서관 발전 종합계획을 보면 2030년까지 학교 도서관의 사서 교사 배치율을 50%로 끌어올린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학교 도서관 사서교사 배치율은 15%에 불과합니다. 2030년까지 15%에서 50%로 오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고요. 전혀 실행되고 있지 않고 있는 거죠.청소년기는 독서 습관, 흥미를 형성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고, 이 시기를 잘 지나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존재는 바로 사서 교사인데도 말이죠. 그래서 한국도서관협회는 교육부에 계획을 실행하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습니다.한국도서관협회 곽승진 회장 [사진=안경선 기자]Q.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한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는 차질이 생기고 ‘병영 독서 활성화 지원’ 사업은 아예 폐지됐다고요.병영 독서 활성화 지원 사업은 군에 있는 병사와 장교들에게 전문 강사의 독서 코칭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사회에 나갔을 때 필요한 문화적 소양을 갖출 수 있게 하는 사업인데요. 약 3년 동안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방부의 협력 지원을 바탕으로 운영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군인들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었는데, 이젠 없어져 버린 거죠. 군인들은 물론이고 독서 코칭을 해준 강사들까지 무척 아쉬워하고 있어요. 동생 같고 자식 같은 병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자원봉사로라도 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희도 이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면 병사와 장교에서 지휘관까지 참여 대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Q.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대비해서 정책 제안서를 발표하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모든 도서관 이용자는 현재 또는 미래의 유권자입니다. 우리 도서관 협회는 모든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도서관을 위한 정책 개선을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평생 배움터로서 도서관은 국민을 위한 성장의 뿌리다’라는 슬로건으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대비한 도서관 정책 제안서를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도 국회의원 선거 또는 우리나라 문화 도서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나갈 예정입니다.한국도서관협회 곽승진 회장 [사진=안경선 기자]Q. 오는 4월 12일은 ‘제2회 도서관의 날’입니다. 법정 기념일을 맞아 추진하는 행사가 있나요?국가도서관위원회, 국립중앙도서관과 함께 저자와의 만남, 해커톤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한국도서관협회에서는 도서관의 성장, 사서의 권익 신장을 위한 도서관 발전 5개년 계획을 공포할 계획입니다.Q. 도서관 이용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도서관에 들어가고 나갔으면 좋겠나요?책은 인류의 기적적인 발명이고 도서관은 천국과 같은 곳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러니 도서관이 천국처럼 느껴질 정도로 도서관 이용자에게 긍정적이고 만족스러운 마음을 주고 싶죠. 이를 위해 요즘과 같은 시대 필요한 건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이용자들이 필요한 자료를 구입해서 제공했는데, 이러면 늦어요.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나 서비스 등을 그들보다 먼저 캐치해서 펼쳐놓는 거죠. 또 친절하고 전문성 있는 도서관 직원들에게서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았으면 좋겠고, 도서관 이용자들의 피드백이 절실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용자들이 도서관에서의 경험을 공유해줘야 도서관 예산을 지원해 주는 정부 기관에 인정받아 보다 더 나은 도서관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독서신문 | 한주희 기자 | 2024-03-14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