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우리 쌀, 콩, 보리가 대한민국의 스트레스를 치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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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우리 쌀, 콩, 보리가 대한민국의 스트레스를 치유하다!
  • 한국농업신문
  • 승인 2024.03.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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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국립식량과학원 기술지원과 농업연구사

쌀, 보리, 콩 등의 식량작물 연구는 그동안 식량 안보 측면에서 자국민에게 충분한 양과 양질의 식량을 필요한 시기와 장소에 적절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2019년 중국에서 시작돼 세계를 덮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으로 바깥 활동이 제한되고 최소한의 접촉만이 허용되면서 일상적이었던 대면 문화가 비대면, 비접촉(언텍트) 문화로 전환됐다. 이는 2023년 5월 정부에서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기까지 근 3년 5개월 동안 지속되며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남겼다. 

지금은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하기보다는 인식과 방역체계를 바꿔 코로나와의 공존을 준비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시대를 맞아 많은 사람이 실외에서 힐링할 수 있는 활동을 선호하고 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농촌·농업 자원이나 이와 관련된 활동을 이용하여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할 수 있는 치유농업에 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치유농업은 원예자원 중심으로 유아, 청소년, 성인, 노인에 이르는 전 국민에게 치유농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류이다. 식량작물은 대부분 대면적의 논에서 재배하는데, 이러한 특징을 활용한 경관, 농작업, 체험, 시식 활동 등 치유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이 클 것으로 농업계 관계자들은 이야기한다. 그러나 실제로 식량작물을 활용한 활동들이 치유 효과가 있는지, 특히 만병의 원인이라고 일컫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는 없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청소년, 성인, 노인을 대상으로 식량작물을 활용한 위와 같은 치유 활동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첫 번째로,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우리의 주식인 쌀을 활용하여 도정, 쌀가루를 이용한 요리, 볏짚을 활용한 놀이, 가마솥 한상차림 등 주 2회, 총 4번의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맥파계를 이용하여 스트레스 수치를 측정한 결과, SDNN수치가 활동 전 40.58에서 후 56.58로 높아져 외부 환경에 대한 신체의 적응력이 향상됨을 확인하였다. 

두 번째로, 소방공무원과 장애아동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콩 수확하기, 천연 농약 만들기와 뿌리기, 콩주머니 찜질팩 만들기, 콩 아이스크림 맛보기 등 콩의 다양한 형태와 맛 등을 이용하여 오감을 자극하는 활동을 주 1회, 총 3번 실시한 결과, 스트레스가 약 8% 감소하였다. 

세 번째로,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평균나이 83세의 노인을 대상으로 보리 꽃다발 만들기, 보리 서리, 보리밭 산책, 보리 수확, 새싹보리 씨앗 심기 등 보리를 활용하여 과거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활동을 주 1회, 총 6번 실시한 결과, 스트레스가 약 13.4%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진은 앞으로도 식량작물을 활용한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활용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성장하고 있는 치유산업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 서비스 제공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 연구가 치유산업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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