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아픔을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나라,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달성한 나라, K 브랜드의 종주국… 이런 설명들이 곧 한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한국은 너무 빨리 변하고 자주 달라진다. 10년째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저자는 겉핥기식 관찰과 단정적인 시선으로 볼 수 없는 진짜 한국의 모습을 책으로 담아냈다. 저자의 글에는 요약되지 않은 한국의 순간들이 가득하다. 그의 이야기 속에서 한국인, 한국어, 나아가 한국이라는 나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간다. ‘그래, 우리가 그랬지!’라는 감탄과 ‘그래, 우리가 뭐 그렇지…’라는 씁쓸함을 교차시키면서. 책을 덮고 나면 그동안 미처 몰랐던 한국에 대한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토록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에 K라는 이름표가 얼마나 작은지를, 한국을 섣부르게 요약하려는 시도는 또 얼마나 지루한지를, 한국의 다른 오늘을 발견하고 새로운 내일을 상상하는 일이 얼마나 즐겁고 소중한지를 말이다.
■ 한국 요약 금지
콜린 마샬 지음 | 어크로스 펴냄 | 264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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