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후 새 주인 찾는 ‘리뉴셀’…“재활용섬유 수요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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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후 새 주인 찾는 ‘리뉴셀’…“재활용섬유 수요는 여전”
  • 민은주 기자
  • 승인 2024.03.0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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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폐기물 생산성 확보 실패, 공급업체 지지선언 잇달아

지난 2월 매출 부진과 자금 조달 문제로 파산한 신소재 개발기업 리뉴셀(Renewcell)이 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에 설립된 스웨덴 기업 리뉴셀은 셀룰로오스를 재활용한 ‘서큘로오스(Circulose)’를 개발하는 등 지속가능소재 시장을 선도해왔으나 지난해 판매량 저조로 전략적 검토에 착수한 후 지난주 스톡홀름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바 있다.

최근 파산한 리뉴셀이 매각을 통한 활로개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진=리뉴셀
최근 파산한 리뉴셀이 매각을 통한 활로개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진=리뉴셀

청바지와 면폐기물을 재활용한 리뉴셀의 신소재 ‘서큘로오스’는 H&M, 리바이스, 타미 힐피거, 캘빈 클레인, 자라 등의 다양한 의류에 사용됐다. 2017년 리뉴셀에 소수 지분을 투자한 H&M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18000톤을 구매하기로 합의했고, 인디텍스 또한 지난 10월 리뉴셀과 기존 구매 계약을 맺고 있는 홍콩의 섬유 생산업체를 통해 2000톤의 서큘로오스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여름 제품개발이 지연되며 생산량이 감소해 11월 판매가 중단됐고, 이후 주요 투자자들과의 협상 및 신규 투자자 유치에 실패하며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켄 퍼커(Ken Pucker) 터프츠대학 국제법 및 외교학 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린비즈를 통해 “서큘로오스 같은 신소재보다 기존 천연섬유가 더 저렴하다”며 “패션업계 지속가능성 담당자들은 여전히 ​​재무 관리자들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산림보호 관련 비영리단체 캐노피 플래닛의 설립자이자 전무이사인 니콜 라이크로프트(Nicole Rycroft)는 “서큘로오스의 높은 가격은 최초 출시 프리미엄을 반영한 것”이라며 “리뉴셀이 몇 년간의 확장과 펄프 공장 추가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기를 바랐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리뉴셀의 실패가 패션업계 순환경제구축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H&M 그룹은 지난 12월 7년 간 총 2900만 달러에 달했던 리뉴셀 지원을 종료했지만 섬유재활용업체 인피나(Infinited Fiber Company), 지속가능 염색회사 컬러픽스(Colorifix) 및 바이오 폴리에스터 생산업체 킨트라 파이버(Kintra Fibers) 같은 다른 순환섬유 스타트업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니콜 라이크로프트는 “지속가능소재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며 “다른 혁신기업들은 리뉴셀의 실패에서 중요한 교훈을 배울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편 리뉴셀은 매각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리뉴셀 최고 상업 책임자(CCO)인 트리시아 캐리(Tricia Carey)는 “구매고객이 최대 2년 동안 사용하기 충분한 섬유질과 펄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15개 이상의 관련 브랜드 모두 서큘로오스 사용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151개사로 구성된 서큘로오스 공급업체 네트워크도 공개지지서한을 발행하는 등 리뉴셀을 구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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