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지각변동…낙농가 불안 고조
상태바
유업계 지각변동…낙농가 불안 고조
  • 민병진
  • 승인 2024.02.14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유업 사업다각화, 사모펀드 남양유업 인수, 푸르밀 사업축소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안정적 생산기반 유지·농가 현실적 보상 등 생존권 보호 대책 절실

 

유업계에 닥친 지각변동에 낙농가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 소비트렌드 변화로 정체된 우유 및 유제품 소비로 유업계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낙농가들은 애타는 심정에 잠못이루는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유업계의 이 같은 변화가 자칫 유가공 사업 축소로 이어져, 농가 피해로 이어질까 우려스러운 마음에서다. 

매일유업은 외식업, 해외사업 강화에 더해 유제품과 대척점을 이루는 식물성 대체음료, 인공 단백질 시장으로 저변을 넓히며 포트폴리오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매일유업은 식물성 대체음료 라인업을 17종으로 확대하고 판로 다변화에 나섰으며, 2022년 매일유업은 SK 및 미국 스타트업 퍼펙트데이와 MOU를 체결, 인공 유단백질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으로, 이에 한국낙농육우협회는 공문을 통해  인공 유단백질 수입판매 중단과 정통 유기업의 정체성에 걸맞게 국내 유가공 산업 발전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2021년 불가리스 사태를 비롯한 오너리스크로 몸살을 앓아온 남양유업도 3년간의 법정분쟁 끝에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차지하게 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경영효율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한앤코가 기업의 경영권을 사들여 가치를 끌어올린 후 재매각함으로써 큰 차익을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납유농가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천안의 한 낙농가는 “단기 성과와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불황의 늪에 빠진 우유사업을 축소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농가들 사이에서도 이런저런 뜬소문에 불안감이 늘고 있지만 아직 공론화가 된 얘기는 없어, 일단 지켜본 후 대응에 나서자는 반응이다”라고 말했다.

2022년 10월 사업 철수를 알리며 업게 전반에 충격을 던진 푸르밀의 납유농가들은 말그대로 풍전등화의 처지에 몰렸다.

극적으로 사업 종료를 철회한 푸르밀은 선택과 집중의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단 계획이었지만 결국 적자경영을 벗어나지 못하며 지난해부로 전주공장을 폐업, 현재 대구공장만 가동 중이다.

임실지역 20여 곳의 목장은 대구공장으로 납유를 계속하고는 있으나, 실적개선을 위한 추진동력을 상실한 푸르밀의 기사회생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만약 유업체가 유가공 사업을 종료한다면 농가들이 가지고 있는 쿼터는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해진다. 또, 현실적으로 새로운 납유처를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설령 찾더라도 또 막대한 비용을 들여 쿼터를 구매해야 하기에 수익성 악화로 겨우 버티고 있다는 낙농가들 입장에선 폐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농가 생존권 보호와 안정적인 생산기반 유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무엇보다 유가공 사업종료 또는 축소 시 농가 보상 현실화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에 걸쳐 차곡차곡 쌓아온 쿼터는 그 목장의 자산이자 역사다. 하지만 납유처의 사업 종료나 축소 시 농가에겐 과중한 빚으로 돌아올 수 있기에 낙농가들에게 권리금과도 같은 쿼터가 제 가치를 인정받아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만약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선례로 남는다면 향후 타 납유농가들까지 도미노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