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간 배움의 장이 된 상록야학, 제23회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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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간 배움의 장이 된 상록야학, 제23회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
  • 김종현 기자
  • 승인 2023.09.1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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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교육 기회 놓친 50대~80대 늦깎이 학생들 8000명 졸업
강봉희씨·김정심씨, 수어통역 ‘손으로 하나되어’ 등 본상 수상
[사진=오운문화재단]
[사진=오운문화재단]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 제23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해 봉사자들을 격러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마련한 가운데 올해는 47년째 늦깍이 학생들의 배우터가 되어온 상록야학이 대상을 수상했다.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은 19일 서울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개최한 제23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에서 상록야학이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또 18년째 무연고 고인들의 장례를 치러준 강봉희씨, 온갖 질병과 사투하면서도 42년간 이·미용 봉사를 이어온 김정심씨, 청각장애인 가족들의 소통을 도와왔던 수어통역 봉사단 ‘손으로 하나되어’는 각각 우정선행상 본상을 받았다.

오운문화재단의 우정선행상은 2001년부터 우리 사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행을 베풀어 온 이들의 미담 사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가꿔온 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위로해왔다.

상록야학을 만든 고(故) 박학선 교장의 미망인인 한윤자 교장은 수상 소감에서 “남편이 상록야학을 그토록 지키고 싶어했던 이유를 장례식 때 제대로 알고 그 뒤를 이어가는 게 옳은 길이라고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며 “우정선행상은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답게 살고 있다며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게끔 격려해주는 뜻깊은 상”이라고 밝혔다.

우정선행상 본상을 수상한 장례지도사 강씨는 가족과 연이 끊겨 홀로 죽음을 맞이했거나 장례비 마련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 등 아무도 돌보지 않는 이들의 쓸쓸한 마지막을 존엄하고 따뜻하게 배웅해왔다. 본인의 암투병 경험을 계기로 타인의 죽음을 돌보는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18년간 900명에 가까운 고인의 장례를 도왔다.

이·미용 봉사를 해온 김씨는 20대 때부터 시한부 판정을 받을 정도로 강직성 척추염, 간경화, 담석증, 고혈압, 고지혈증, 만성신부전증 등 온갖 질병과 사투하면서도 살아있는 동안 값지게 살고자 하는 생각에 시작한 이·미용 봉사를 42년간 해왔다.

한국전쟁 당시 부모님과 큰오빠를 잃었던 그였지만 비전향장기수 어르신들의 머리를 다듬어주는 봉사활동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타인의 아픔도 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다른 본상 수상자 ‘손으로 하나되어’는 2003년 경기도 수어교육원에서 교육받은 평범한 직장인 4명으로 시작해 올해로 20년째를 맞은 수어 봉사 동아리로 현재 12명이 활동 중이다.

특히 청각장애인 부모와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청각장애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비장애인 자녀) 사이 소통을 돕는 일에 주력해왔는데 코로나19 확산 시기 온라인 화상 수업으로 조력하며 빛을 발했다.

이웅열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은 “제23회 우정선행상 수상자 여러분들은 타인을 위해 각자가 있는 곳에서 자신이 가진 것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사랑을 실천해 오셨다”며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걸어오신 길에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의 여정에 우정선행상이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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