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유커에 면세점, '유치'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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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유커에 면세점, '유치' 총력전
  • 김종효 기자
  • 승인 2023.08.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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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시작으로 유커 쇼핑 본격화
신라·신세계면세점도 유커 맞춤 프로모션
“220만명 기대···4분기 매출증대 가시화 전망”
지난 23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중국 여객선 단체 150여명이 방문해 쇼핑을 즐겼다. 이번에 방문한 고객들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6년 5개월여 만에 롯데면세점에 공식 입점한 100명 이상의 단체관광객이다. [사진=롯데면세점]
지난 23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중국 여객선 단체 150여명이 방문해 쇼핑을 즐겼다. 이번에 방문한 고객들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6년 5개월여 만에 롯데면세점에 공식 입점한 100명 이상의 단체관광객이다. [사진=롯데면세점]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6년 만에 돌아온 유커(중국인 관광객)에 면세점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유커들에게 인기있는 품목을 전면배치하는 한편 유커 맞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반기 실적 회복에도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지난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벌어진 이후 약 6년5개월 만이다. 

유커 복귀의 신호탄으로 지난 23일 중국 여객선 단체관광객 150여명이 한국을 찾아 롯데면세점을 방문해 면세쇼핑을 즐겼다. 이번에 방문한 고객들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롯데면세점에 공식 입점한 100명 이상의 중국인 단체관광객이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서 약 1시간 동안 면세쇼핑을 즐긴 유커들은 라네즈, 메디힐 등 K뷰티 제품과 샤넬, 랑콤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주로 구매했다. 감귤 초콜릿과 조미김 등 식품 카테고리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오후에도 중국 석도-인천 카페리를 통해 한국을 찾은 270여명의 단체가 명동본점을 찾았다.

롯데면세점은 외국인 관광 1번지인 명동 중심부에 위치한 명동본점과 잠실 월드타워점의 쇼핑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부산과 제주도에 중국, 일본인 대형 단체를 태운 크루즈선의 기항이 잇달아 예정된 만큼 롯데면세점 부산점과 제주점 또한 마케팅 프로모션 준비, 브랜드 개편 등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단체비자 허용 후 중국 여객선이 연이어 한국을 방문하는 등 빠르면 4분기부터 국내 면세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롯데면세점은 여행상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현지 에이전트와 적극적으로 협업에 나서는 한편, 고객 혜택 및 상품구성을 강화해 유커를 맞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엔 중국 국유 기업인 '중국청년여행사(CYTS)'를 통한 한국행 첫 패키지 단체 관광객이 서울시 장충동 소재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방문했다. 중국청년여행사 단체관광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신라면세점]
지난 26일엔 중국 국유 기업인 '중국청년여행사(CYTS)'를 통한 한국행 첫 패키지 단체 관광객이 서울시 장충동 소재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방문했다. 중국청년여행사 단체관광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신라면세점]

26일에도 한국관광공사와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청년여행사(CYTS)가 공동 기획해 방한한 31명의 단체 관광객이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을 방문해 면세점 쇼핑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의 한국 단체 관광이 허용됨에 따라 단체 관광 여행객 맞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과 제주점은 중국인 고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상품을 확대하고, 통역 전담 인력, 각종 홍보물, 쇼핑 편의 등 시설 및 인프라 점검을 마쳤다. 또한, 택시 이용시 교통비 지원, 중국인 전용 프로모션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인을 대상으로 △알리페이 즉시할인 프로모션 △위챗 환율우대 및 일정구매금액 결제 고객대상 위챗 할인 쿠폰 제공 △은련카드 일부 신용카드 즉시할인 및 인천점 구매금액대별 선불카드 지급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이다. 신라인터넷면세점도 위챗페이 결제 시 사용 가능한 적립금을 증정하고 있다.

신라면세점 인천공항점과 김포공항점도 중국인 고객을 위해 럭셔리 패션과 주류 등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상품 위주로 할인 등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해 중국내 마케팅 활동도 적극 강화해, 업종별 주요 제휴처 확장과 제휴 행사를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의 단체 관광 허용은 한·중 양국 교류 및 관광이 정상화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고객들의 면세쇼핑 만족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도 화장품 패션 부문 MD를 개편해 유커 맞이를 본격화했다. 중국 최대 여행 커뮤니티 플랫폼 마펑워를 통해 자사 홍보, 중국 페이먼트사와의 제휴 프로모션을 해왔다. 신세계면세점은 점포 방문 여행상품으로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현지 인바운드 여행사와 지속해서 소통 중이다.

유커는 면세점업계에서 ‘큰손’이다. 업계에선 유커들의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매입액)를 일반 관광객의 3배 정도 높게 잡는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면세점이 살아났다고 해도, 유커들이 돌아온 것은 매출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면세점은 엔데믹 후에도 따이궁(중국인 보따리상) 이슈 등으로 인해 매출 규모에 허덕인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월만해도 국내면세점 외국인 이용객 수는 전달보다 6.1% 가량 증가한 56만7039명이었지만, 매출액은 전달보다 12.2% 감소한 7503억원이었다. 

올해 추세를 봐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이용객수는 지난 2월 20만명대에서 매월 10만명씩 늘어나는 분위기였지만, 매출액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따이궁에 지불하는 송객수수료를 낮추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매출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외형 성장에 고심이 많았다”며 “유커 유입 재개 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매출이 눈에 띄게 올라가 하반기 실적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면세점은 중국 관광객 맞춤 프로모션 및 특화상품 배치로 본격적인 유커 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4분기부턴 실적 향상을 기대 중이다. [사진=롯데면세점]
각 면세점은 중국 관광객 맞춤 프로모션 및 특화상품 배치로 본격적인 유커 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4분기부턴 실적 향상을 기대 중이다. [사진=롯데면세점]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에 따른 경제적 효과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 4분기 유커가 22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제고효과는 0.06%p로 추산된다.

한국은행은 중국 3대 연휴 중 하나인 국경절 연휴 기간에 본격적인 관광객 회복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인 입국자수는 올 4분기 85% 정도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면세점에 입점한 중소기업계 전반에 걸쳐서도 유커를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약 500개 중소기업이 입점한 인천국제공항 판판면세점을 통해 유커 맞춤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중국인 선호 상품 중심으로 진열대를 구성해 판매를 촉진한다. 

대표적인 기업이 쿠쿠전자다. 유커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품목 중 하나는 다름아닌 밥솥이다. 쿠쿠전자는 유커의 관심을 받은 IH압력밥솥에 힘입어 면세점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9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쿠쿠전자는 중국인 입국과 동시에 면세점을 중심으로 판로를 강화한다. 중국어 음성인식 기능이 적용된 압력밥솥 등 면세점 전용 모델도 별도 출시한다. 또 유커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면세점 추가 입점을 추진할 예정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모든 면세점과 기업들이 유커 맞이를 본격화하면서 업계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일각에선 이전처럼 많은 유커가 한국을 찾지는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나, 여전히 큰손인 유커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물꼬를 튼 뒤 각 면세점에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부터 매출 성장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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