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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구문화재단]중구문화재단(사장 조세현) 손기정문화도서관이 ‘2024 도서관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도서관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 지원 사업’은 지역주민의 창의적 문화·예술 활동(동아리)을 지원하고자 마련된 사업으로, 손기정문화도서관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목적으로 ‘다스쓰기 클럽’을 구성 및 운영할 예정이다.‘다시쓰기 클럽’은 지속 가능한 소비의 인식을 높이고자 생활 속에 버려지는 폐자원을 활용해 ‘새활용’ 소품을 만드는 활동을 하는 업사이클 공예 동아리다.활동은 오는 4월 17일부터 11월 20일까지 총 16회에 걸쳐 진행되며, 강의를 시작으로 체험 활동 수업까지 이어진다. 양말과 폐원단 등을 사용한 네트백, 걱정 인형 만들기를 비롯해 수세미, 카드지갑, 컵 받침대 등 실사용이 가능한 생활소품을 만들고, 매월 도서관에서 제작된 소품들을 모아 전시할 예정이다.손기정문화도서관 관계자는 “앞으로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활동 외에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문화예술 동아리를 지원함으로써 지역 문화예술 커뮤니티 활성화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한편 ‘다시쓰기 클럽’ 활동 신청은 오는 4월 3일부터 중구구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손기정문화도서관에 문의하면 된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3-26 09:33

봄이 더욱 가까워지는 요즘이다. 날씨가 따뜻해진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봄과 함께 미세먼지 역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 찾아오던 ‘황사’보다, 이제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라고 콕콕 집어 말하는 게 입에도, 귀에도 더 익숙해졌다. 그런데 막상 설명하자면 뭐라고 말해야 할까. 미세먼지란 것이 느낌상 ‘미세한 먼지’인 것도 알겠고, 초미세먼지는 ‘일단 그보단 더 미세한 먼지’인 것도 알겠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가 우리 일상에 어떻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또 우리가 어떻게 막을 수 있다는 걸까.책 『미세먼지』 속 저자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나 환경 등에 따라 대기 중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인체 노출량은 다르게 결정된다고 말한다. 즉, 개개인이 어떻게 행동하고, 환경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인데, 저자는 수년째 이렇다 할 대책 없이 반복되고 있는 미세먼지를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낱낱이 소개한다.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는 것은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할 수 있지만, 국가나 지방정부의 정책적 역할이 크다. 그런데 대기에 발생한 미세먼지로부터 회피하는 건 공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개인의 관심과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주 사소한 습관이 평생 동안 노출되는 미세먼지 양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적은 양이라도 미세먼지에 항상 노출되어 있고, 평생 노출된 총량에 따라 인체 영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실적이며 지혜로운 대응이 필요하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무작정 활동량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미세먼지로부터 완벽하게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온 세상이 뚜렷하게 보이는 청명한 날이라 할지라도, 아주 적은 농도의 미세먼지는 우리 곁에 늘 존재하니까. 그렇다고 두손 두발 놓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저자는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을 줄이고, 채식 섭취를 늘리는 것처럼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사소한 습관으로 인해 어느 정도는 미세먼지를 회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그러기 위해선 ‘관심-인지 및 결정-실행’, 이 세 가지 단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요즘은 굳이 TV, 라디오,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지 않아도 약간의 관심만 있다면, 미세먼지 농도 정보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본적인 지식과 정보를 더하는 게 필요하다. 주변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단기적으로 크게 높일 수 있는 것들, 미세먼지 고농도 시 실내 환기 방법, 마스크 사용에 대한 이해 등 회피를 위한 기본적인 것들도 중요한 정보에 속한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우리의 행동을 어떻게 할지를 생각(인지 및 결정 단계)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저자가 권하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실행 방법은 ‘마스크 사용’이다. 코로나 때 마스크를 사용하면서 다져진 지식이 도움이 되겠지만, 그중 KF 인증을 받은 보건용 마스크와 방진용 마스크만이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거를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보건용 마스크는 입자를 걸러내는 기준에 따라 세 가지 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때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질환을 고려해 마스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대기질이 좋지 않다면 실내에 머무는 것도 회피의 중요한 방법일 수 있다. 다만 실내 공기질 또한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고, 다양한 오염원이 있어 실내에서 미세먼지의 올바른 회피 방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하루에 2회 이상 환기해 오염된 공기를 희석해야 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정보지만, 대부분 잘못 알고 있는 사실 중 하나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공기청정기를 자주, 그리고 하루종일 틀어놓는 것으로 실내 공기 중의 오염물질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일반 가정에서 아무리 성능 좋은 공기청정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환기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기청정기에는 모든 대기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데 한계가 있고, 자체로 인체에 해로운 오존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미세먼지는 국가와 연구자 그리고 국민들의 노력이 함께해야만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 여하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앞서 소개한 방법 말고도 저자는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은 날 가급적 구이, 튀김과 같은 요리를 자제하고, 될 수 있으면 공사장, 도로변 등을 피해 활동하고, 손을 자주 씻어야 하는 등 기존에 익히 알던 정보부터 처음 들어볼 수 있는 정보까지 한 권의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소개한 사소한 습관들로 평생동안 노출되는 미세먼지 양을 정말 줄일 수 있을까. 책 속 저자의 빼곡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아마 대부분 기대감보다는 의구심이 더 생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미세먼지에 많은 관심을 더 기울일수록, 무의식적으로 미세먼지로부터 회피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환경운동이 그렇듯이 개개인의 작지만, 소중한 실천들은 항상 우리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곤 한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3-26 06:00

[사진=용인특례시]용인특례시(시장 이상일)는 올해 ‘도서관의 날·도서관 주간(내달 12~18일)’을 맞아 공공도서관에서 다양한 행사를 연다고 25일 밝혔다.먼저 도서관 주간 북콘서트 ‘봄밤 음악과 이야기’는 도서관의 날인 내달 12일 기흥도서관에서 열린다. 정여울 작가의 강연과 북토크, 아르케컬처 연주가 이어지며, 기흥도서관 앞마당에서는 올해의 책과 연계한 ‘책 보물찾기’, 도서관의 날 홍보 전시가 열린다.문해력 향상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으로 용인중앙도서관의 ‘유아 문해력 업그레이드’, 포곡도서관의 ‘그림책 읽고 문해력이 팡팡(유아)’, 동백도서관의 ‘두근두근 행복 책놀이(유아)’와 ‘엄마표 초등문해력(성인)’, 모현도서관과 서농도서관의 ‘우리 아이, 공부 문해력(성인)’, 청덕도서관의 ‘문해력 팡팡 독서교실(초등)’, 죽전도서관의 ‘독서록 쓰고 문해력 키우기(성인)’ 등 다양한 독서 강좌도 내달 운영할 예정이다.또한, 작가강연회와 공연행사도 이어진다. 내달 12일 『소멸하는 밤』의 정현우 작가가 상현도서관을, 13일에는 『공부가 설렘이 되는 순간』의 조승우 작가가 기흥도서관을 찾는다. 동백도서관에서는 18일 『부모의 말 공부』의 이현정 작가가, 모현도서관에서는 『엄마표 문해력 수업』의 이현경 작가가 23일 온라인 강연을 연다.중앙·포곡·동백·모현·청덕·남사·양지해밀·이동꿈틀도서관은 사서 북큐레이션 ‘전지적 도서관 시점’을 한 달간 전시하고, 기흥·구성·보라·흥덕·서농·영덕도서관은 ‘캘리그라피 책갈피 만들기’ 행사를 내달 12일부터 재료 소진 시까지 진행할 예정이다.용인중앙도서관의 ‘추천도서 이벤트-용용책방’, 청덕도서관의 ‘책표지 가방만들기’, 기흥도서관의 ‘SNS글쓰기와 퍼스널 브랜딩’과 ‘시민 북큐레이터 양성교육-시민의 책장’, 구성도서관 ‘독서통장 배부 이벤트’, 서농도서관의 ‘점자 그림책 함께 읽기’, 영덕도서관 ‘디지털 문해력 교육-요즘시대, 여행기록법’, 수지도서관 ‘문학작품 읽기-엄마와 딸’과 ‘3D프린팅 북아트’ 등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한편 기흥도서관은 용인시민을 대상으로 ‘시민의 책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제 도서 선별법, 도서 전시기획 등의 양성 교육을 마친 뒤, 시민이 직접 도서관 북큐레이션 프로젝트를 기획·전시하는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참여 희망자는 기흥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용인시 관계자는 “도서관 주간을 기념해 시민들이 도서관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며 “많은 시민이 참여해 유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도서관 홈페이지 내 도서관 소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독서신문 고재권 기자]

독서신문 | 고재권 기자 | 2024-03-25 11:53

마음기록관. [사진=교보문고]교보문고는 올림푸스한국과 함께 3월 25일부터 오는 5월 19일까지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마음기록관’ 전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이번 전시는 ‘글로 새긴 오늘, 기록이 당신의 일상을 특별하게’라는 ‘마음기록관’ 콘셉트에 맞춰 일상을 기록하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리고 기록을 통한 성찰, 자기 치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며 암 경험자에 대한 정서적 지지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마음기록관’에는 ‘고잉 온’ 캠페인 프로그램인 ‘고잉 온 다이어리’에 참여한 암 경험자의 일기 136편이 전시된다. 암 병동이 있는 주요 병원과 협력하여 암 경험자와 가족들이 정해진 주제에 따라 매일 감정 및 경험을 표현한 활동이다. 이외에도 암을 경험한 웹툰 작가 수신지, 닥터베르가 이들이 현실에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려낸 ‘고잉 온 웹툰’도 함께 전시된다.[사진=교보문고]한편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나를 기록해 보는 ‘일기 쓰기’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암 경험자의 일기에서 선정된 50개의 마음 단어를 문장으로 엮어 키링으로 만들 수 있는 활동도 준비돼 있다.또한, 전시 기간에 팝업 방문객을 대상으로 인스타그램 이벤트도 진행한다. 교보문고 인스타그램 계정과 올림푸스한국 CSR 인스타그램 계정을 태그하고, 필수 해시태그와 방문 인증 사진을 피드나 스토리에 올리면 참여할 수 있다.교보문고 안병현 대표이사는 “우리는 삶에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 행사는 암 경험자분들이 암이라는 여경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찾아낸 일상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자 마련됐다”며 “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대신 용기와 희망,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의 의미를 많은 분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사진=교보문고][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3-25 11:14

국립중앙도서관은 한국도시설계학회장을 역임한 최종현 교수로부터 도시건축 관련 슬라이드 필름 24만여 점과 집필서 등 연구자료 530여 책을 기증받아 ‘최종현 문고’를 설치하고 오는 29일(금) 오후 2시 본관 2층 문화마루에서 기증식을 개최한다.‘최종현 문고’의 슬라이드 필름은 1970년대부터 40여 년간 국내외 도시와 취락을 직접 촬영한 자료이다. 세종로, 을지로, 청계천에서 이전 도시와 현재로 변화된 서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전국에 산재하는 중요 사찰, 서원 그리고 고지도 필름을 통하여 옛 역사를 경험하고 유산으로 후대에 남길 수 있다.최종현 교수가 1980년대부터 30여 년간 촬영한 국내외 도시경관 슬라이드 필름 [사진=국립중앙도서관]최 교수는 50년 이상 도시와 건축을 연구하면서 도시의 역사적‧지리적 원형, 옛사람들의 건축관, 우리나라 전통 도읍 건축 원리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탐구하였으며,『오래된 서울』,『옛사람의 발길을 따라가는 우리 건축 답사』,『정면성』 등 다수의 교양건축서를 저술하였다. 2012년부터는 통의도시연구소를 설립하여 역사 유적 답사와 강의로 후학들과 소통하는데 열의를 쏟고 있다.신용식 국립중앙도서관 지식정보서비스과장은 “기증받은 24만여 점의 슬라이드 필름은 모두 디지털화 작업을 마쳐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앞으로 관련 분야 연구자들이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귀한 자료를 서슴없이 기증해 주신 최종현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최종현 교수가 기증문고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립중앙도서관]최종현 교수는 “자료는 개인이 소장하기보다는 나누어야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고 생각한다. 거실 서재의 책들을 후학들과 공유할 수 있게 장을 마련해 준 국립중앙도서관에 감사드리며, 기증한 자료들이 창조적 도시건축에 영감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최종현 문고’ 자료는 3월 25일부터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2층 문화마루에서 열람할 수 있으며, 디지털화된 슬라이드 필름은 국립중앙도서관 방문 후 누리집에서 온라인 원문으로 이용할 수 있다.[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독서신문 | 한주희 기자 | 2024-03-25 11:03

그동안 우리가 사랑했던 시인들이 멀리 있지 않고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시민이라 여기면 얼마나 친근할까요. 신비스럽고 영웅 같은 존재였던 옛 시인들을 시민으로서 불러내 이들의 시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국민시인’, ‘민족시인’ 같은 거창한 별칭을 떼고 시인들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시도 불쑥 마음에 와닿을 것입니다. 샘바닥에걸린 하현(下弦)얼음을 뜨네살얼음 속에동동 비치는 두부며콩나물삼십 원어치 아침동전(銅錢) 몇 닢의 출범(出帆)―지느러미의 무게구숫한 하루아깃한 하루쪽박으로뜨네.-박용래, 「샘터」눈물의 왕자오늘날 우리 시를 이끄는 힘은 입신출세주의나 교양주의에서 발원하지 않았습니다. 김수영은 전자를 모리배라 했으며 후자를 딜레탕트(dilettante)라 일갈했습니다. 시를 빙자하여 자기 이익을 챙기는 꼴을, 타고난 태생에 만족해 시를 여기로 여기는 거드름을 그냥 보지 못했지요. 그래서 ‘시여, 침을 뱉어라’ 유언처럼 남겼지요. 김종삼과 박용래는 쌍생아처럼 멀리서도 알아볼 만큼 닮았습니다. 박용래를 전통 시의 후예로 낙인찍으려 했지만, 김종삼을 서구 미학의 협소한 감옥에 가두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광장 중심에서 벗어나 외진 곳 언저리에서 살다 적멸하였으니 우리 시의 시민성을 제대로 구가하였습니다.시 「샘터」에서 김종삼 시 「장편 2」를 읽습니다. “조선총독부가 있을 때/청계천변 십 전(錢) 균일상(均一床) 밥집문턱엔/거지소녀가 거지장님 어버이를/이끌고 와 서 있었다/주인영감이 소리를 질렀으나/태연하였다//어린 소녀는 어버이의 생일이라고/십 전(錢)짜리 두 개를 보였다”. 돈으로 바꿀 수 없는 생명의 존엄을 이처럼 극명하게 드러낼 수가. 박용래 또한 생활의 엄중함을 이 시에 담습니다. 하현달이 뜨는 이른 새벽녘부터 삶은 시작되고 있습니다. 살얼음 같은 세월입니다. 두부며 콩나물 삼십 원에 의지한 아침을 또 맞습니다. 그러나 그 무게는 가볍지 않습니다. ‘출범!’ 바다로 나가는 어부처럼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될 하루를 온몸으로 맞이하고 있습니다. 결코 무너지지 않는 인간 삶의 근거를 박용래도 보여 주지 않는가요.박용래가 1970년 현대시 작품상 1회를, 김종삼이 차례로 2회를 수상합니다. 두 사람이 시의 동행자라는 걸 알아본 모양입니다. 박용래는 ‘눈물의 왕자’입니다 간호사였던 아내가 출근해도, 어린 새들이 지저귀어도, 해가 져도 울고불고했답니다. 이것을 전통적 서정이라 한다면 무슨 한이 그리 많은가요? 홍래(泓來) 누이가 젊어 죽은 사연이 있기는 하지만 김소월을 쉽게 민요 속에 가두듯 한 건 아닌지요. 그의 ‘눈물’은 한낱 멜랑꼴리 우울 포즈가 아닙니다. 1920년대 시인들이 억지로 비탄에 빠진 슬픈 척이 아니니까요. 그의 시는 늘 사물을 응시하며 서러운 이야기를 담습니다. 그게 우리 공동체 밑바닥에 흐르는 꼭 이루고자 하는 비원의 물줄기가 아니겠습니까. ■작가 소개이민호 시인1994년 문화일보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참빗 하나』, 『피의 고현학』, 『완연한 미연』, 『그 섬』이 있다.

독서신문 | 이민호 시인 | 2024-03-25 11:00

무료로 이용 가능한 실내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회에서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는 장소에 머물지 않는다. 청소년들은 모여서 독서토론을 하고, 때로는 무더위나 추위를 피해 잠시나마 편히 쉴 수도 있다. 컴퓨터를 잠시 빌려 쓸 수도 있으며 따라잡기 힘든 스마트 기기 사용법을 배울 수 있는 공공시설이다. 누구나 찾아올 수 있고,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누구에게도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서 모두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도서관. 그리고 이러한 모습을 실제로 구현해 나가는 도서관이 있다. 2023년 전국 도서관 운영 유공 국무총리상을 받은 영종도서관은 어떻게 그런 공간을 만들 수 있었는지 지난 8일 정은영 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영종도서관 정은영 관장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공간을 운영한다고 들었어요.올해로 취임한 지 5년 차가 되었는데, 처음 영종도서관에 왔을 때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건의한 내용을 반영해 ‘아지트Y’라는 청소년 공간을 만들게 됐죠. 청소년만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일반 이용객들의 접근은 제한했고요. 사실 공공의 공간에서 제한을 거는 일이 많지도 않고 쉽지도 않지만, 청소년들에게 이 사회가 그들을 환대한다는 의미를 전하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여러 캠페인을 통해 많은 이용자분들도 저희의 취지에 공감해 주셨고요. 올해는 ‘아지트Y’를 더 다양하게 사용해 보고자 독서동아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이외에도 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다리가 연결되어 있지만 엄연한 섬 지역인 도서관으로 영종도서관의 대표사업 중 하나인 ‘섬마을 다독다독’이라는 프로그램을 특별히 소개하고 싶습니다. 영종도 삼목항에 신시모도와 장봉도를 연결하는 배편이 있습니다. 문화 시설 기반이 없는 이들 섬의 지역민 및 분교 학생들을 위해 전자책 활용 교육과 음악회 등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죠. 참여자의 호응도나 만족도가 높았으며, 프로그램 참여 이후 도서 지역 이용자가 도서관에 직접 방문하는 등 아웃리치를 통한 도서관의 역할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습니다.이상적인 공공도서관은 어떤 모습인가요.‘다양성’과 ‘공공성’을 두루 갖춘 도서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서관, 특히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의 가치와 정보의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공공성은 이 사회를 단단히 붙들어 줄 수 있고, 민주성을 부여해 줄 수 있는 가치로, 다양한 사람들이 편안하고,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죠. 더불어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두루 보듬을 수 있어야 하고요. 코로나 이후 비대면, IT서비스의 증가로 어르신들의 생활 반경에 제약이 생기자 키오스크 이용법, 스마트폰의 생활앱 활용법 등의 강좌를 개설한 것처럼요.그리고 더불어 ‘지역성’이라는 가치도 필요합니다. 지역마다 좋은 공공도서관은 많고, 그만큼 좋은 프로그램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도서관을 영종지역 주민들에게도 제공해 드리고, 다양한 분야의 문화를 누리게 해드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결국, 약한 연결고리와 강한 연결고리 모두를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도서관이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차별을 더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거죠. 아마 모든 공공도서관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실 것 같아요.도서관이 변화함에 따라 책을 읽는 사람도 늘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도서관이 좀 더 편안하고, 접근하기 쉬운 공간이 된다면 충분히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 읽는 사람을 늘리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책을 기반으로 하는 삶의 나눔을 늘려 우리의 삶과 사회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 때 변화는 더 빨리 올 수 있다고 보고요. 하지만 이는 도서관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닌 학교도서관과 관련교육이 함께 병행되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도서관은 정보의 가치를 파악하고, 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찾아가는 법을 함께 고민하는 것에 중요한 가치를 두기 때문이죠.또한, 책을 통해 우리는 사고의 폭을 넓히고, 언어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정제된 문장과 정보, 삶의 태도를 읽고 사유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잘 드러나죠. 우리의 생활상이 많이 바뀐 지금, 책 자체의 가치보다는 책을 통한 가치에 좀 더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의 서비스도 그러한 방향에 맞춰 더 고민하고 있고요. 도서관을 찾는 빈도수를 늘림으로써 책을 읽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사서분들의 역할도 중요하겠어요.우리 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이 사서 선생님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도서관은 단지 책을 보관하는 장소를 뛰어넘어 모든 문화를 아우르는 활동이 가능한, 다양한 목적의 많은 시민들이 모여 이용하는 일종의 ‘실내 공원’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큐레이션은 물론 정보 서비스, 프로그램 기획·진행까지 도서관의 전반적인 활동에 사서 선생님들의 손길이 안 닿는 데가 없다고 할 수 있죠. 다른 도서관에 비해 사서 비율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최대한 가치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리더나 기업가의 역할인데, 그러한 맥락에서 볼 때 우리 도서관의 사서 선생님들 역시 같다고 생각합니다. 책만 좋아해서는 할 수 없는, 이 지역과 지역 사람들을 좋아해야 지속할 수 있는 일이죠.앞으로 영종도서관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요.올해는 인천시의 도서관정책과 발맞추어서 ‘은퇴자, 고령자, 50+’ 등이 주제어가 됩니다. 점점 더 노령화되어가는 사회, 더 많고 긴 삶을 준비해야 하는 사회에서 도서관이 그 해답을 찾는 곳이 되려고 노력 중이죠. 그 해답을 지역에서 찾고, 전 세대가 같이 고민하고, 작은 프로그램이라도 그런 주제와 고민을 더 담아내려고 하고요.끝으로 독서신문 독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요.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은 루리 작가의 『긴긴밤』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인생의 의미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과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낸 책이죠. 책을 읽다 보면 어린이 문학임에도 그 깊이는 결코 짧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연대가 무엇인지 되묻는, 생각의 확장이 가능한 책이라 연령대를 막론하고 모든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또 다른 어린이 문학인 루크먼 도슨의 『프리워터』라는 책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로 18세기 노예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인데, 주인공의 슬픔, 기쁨, 긴장감,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책입니다.시사IN 기자이자 작가인 장일호의 『슬픔의 방문』도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기자의 시선과 함께 이 시대 청년들의 고민, 세상에서 밀려난 장소들과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무엇보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아프고 다친 채로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라 한 번씩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3-24 06:00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는 책과 함께하는 다양한 온·오프 프로그램인 ‘클래스24’를 론칭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클래스24’는 예스24가 진행해 온 작가와의 만남을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자 새롭게 선보이는 클래스이다. 책에 대한 심층 해설 및 창작 의도,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심도 있게 들을 수 있다. 작가와의 만남 외 독서모임이나 교사연수 등 책과 관련된 여러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예스24는 클래스24 론칭에 맞춰 진행될 작가와의 만남 라인업을 공개했다. 3월 22일에는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인 최재천 교수와 어린이 독자와의 만남이 준비되어 있다. 『최재천의 동물대탐험 5』 출간 기념 단독 강연회로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는 설명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다. 오는 4월 30일에는 미술사학자 유홍준 교수의 강연회가 개최된다. ‘아는 만큼 보이는 역사 여행, 국토박물관 순례’를 주제로 독자 200명을 만날 예정이다.[사진=예스24]그 밖에 『몰입의 기술』 이윤규 저자, 『미세 좌절의 시대』 장강명 저자 북토크를 비롯하여 물리학자 김상욱, 전 대법관 김영란, 뇌과학자 정재승, 한국사 강사 최태성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 만남이 이어질 예정이다.예스24 도서사업1팀 김기옥 팀장은 “지난해 예스24에서 진행한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1만 명이 넘는 독자가 참여하는 등 관심이 높아 ‘클래스24’를 새롭게 론칭하게 되었다”며 “작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책과 함께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모임을 추진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독서신문 | 한주희 기자 | 2024-03-22 18:00

■ 유한양행◇ 전무 승진▲ 마케팅부문장 정주영 ▲ 법무실장 박은희 ▲ 기획재정부문장 김재용◇ 상무 승진▲ 생산부문장 이학주 ▲ Hospital5 부장 윤동수 ▲ 품질경영실장 이상호 ▲ 약국사업부장 홍현동 ▲ 일반병원사업부장 신동국 ▲ CDMO 사업실장 이해영 ■ 한경미디어그룹◇ 한국경제TV▲ 대표이사 현승윤◇ 한경엘앤디▲ 포천힐스CC 대표 송광림◇ 한국경제매거진▲ 상무이사 겸 한경비즈니스 편집장 김용준 (이상 22일자)◇ 한국경제신문▲ 업무지원국장 겸 제작국장 박해준 ▲ 독자서비스국 지방독자부장 겸 영남지사장 겸 한경영남프린팅 대표 김양진 ▲ 〃 독자지원부장 겸 한경마케팅센터 대표 엄태덕 ▲ 〃 수도권독자부장 이정수 ▲ 〃 지방독자부 중부지사장 송주현 ▲ 미디어마케팅국장 전우형 ▲ 미디어마케팅국 신문광고 부국장 겸 신문마케팅1부장 유형노◇ 한경디지털랩▲ 디지털자산센터장 김병언 (이상 25일자)   ■ 금융위원회◇ 고위공무원 전보▲ 기획조정관 유영준 ■ 한국경제TV▲ 대표이사 현승윤 ■ KB증권▲ 전무(감사총괄) 박연화 ■ KBS 아트비전▲ 경영이사 김종욱 ▲ 경영기획부장 이철웅 ▲ 디자인부장 김희정 ▲ 문화사업부장 김종우 ■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장 서기관 황지혜 ▲ 기획조정실 서기관 유수민 최경자 ▲ 디지털교육기획관 서기관 정한뫼 ▲ 디지털교육기획관 과학기술서기관 서영균 ▲ 인재정책실 서기관 김재극 박은정 ▲ 책임교육정책실 서기관 백봉현 이종환 ▲ 교육복지돌봄지원국 서기관 남윤철 ▲ 교육자치협력안전국 서기관 윤지효

독서신문 | 권동혁 기자 | 2024-03-22 17:51

■ 길문정(전민일보 편집부장)씨 모친상▲ 정삼임씨 별세, 길문정(전민일보 편집부장)씨 모친상 = 22일, 전주 효자장례타운 301호, 발인 24일 오전 7시 50분, 장지 전주승화원 시립봉안원. ☎ 063-228-4441  ■ 김낙영(괴산군의원)씨 모친상▲ 도을순씨 별세, 김낙영(괴산군의원)씨 모친상 = 21일 오후 3시, 괴산성모병원 장례식장 VIP실, 발인 23일 오전 11시. ☎ (043) 833-4411 ■ 박현순(인하대 대외협력처장)씨 부친상▲ 박상림씨 별세, 박현순(인하대 대외협력처장)씨 부친상 = 21일, 인하대병원 장례식장 1호 특실, 발인 24일 오전 7시 30분. ☎ 032-890-3191 ■ 김지홍(크리스탈생명과학 이사)씨 부친상▲ 김수일씨 별세, 김지영·김지만·김지홍(크리스탈생명과학 영업·마케팅 이사)·김운순씨 부친상 = 20일, 제주에스중앙병원 장례식장 1분향실, 발인 23일 오전 7시, 장지 제주 낙천리 가족묘지 ☎ 064-721-1000 ■ 김용현(서울외국환중개 파생상품팀장)씨 모친상▲ 류지(향년 76)씨 별세, 김정숙씨 부인상, 김용현(서울외국환중개 파생상품팀장)·김용민·김나영씨 모친상, 박선희씨 시모상, 임경민씨 장모상 = 20일 오후 8시8분, 전주고려병원 장례식장 천실, 발인 23일 오전 7시30분, 장지 전주시립공원묘지. ☎ 063-242-9944

독서신문 | 권동혁 기자 | 2024-03-22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