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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교보문고]교보문고가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장바구니에 담은 책을 선물하는 ‘What’s in my Book Cart’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 실시한다.이벤트 참여 방법은 교보문고 사이트를 둘러보며 읽고 싶은 책 세 권을 장바구니에 담고, 책 제목이 잘 보이도록 캡쳐한 뒤 이벤트 페이지 댓글창에 이미지를 첨부하면 된다. 이때 나만의 장바구니 사용법도 함께 적으면 당첨 확률이 올라간다.이번 이벤트는 eBook, 일서/양서, PB상품 및 결합 상품은 제외된다. 또한, 도서 세 권의 총 가격이 5만 원을 초과할 경우 세금처리를 위한 개인정보 전달 절차가 필요하며, 장바구니에 담겨 있는 책들은 기본 배송지에 입력된 주소로 배송되니 사전에 기본 배송지를 변경해야 한다.한편 교보문고는 해당 이벤트 페이지에 북튜버 편집자K와 김겨울 작가가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거니는 특별 영상을 공개하고, 교보문고 마케터 및 MD들의 장바구니 속 책들을 함께 소개한다.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작가들의 도서를 독서와 관련된 일상 소품과 함께 오는 5월 14일까지 진열할 예정이다. 참여 작가는 정보라, 한강, 손원평, 김금숙, 김혜순, 백희나, 박상영, 황석영 작가이며, 진열 도서 구매 시 ‘꽃 쿠폰’을 증정한다.또한, 오는 20일 오후 2시 광화문점에서는 『구의 증명』, 『원도』를 쓴 최진영 작가가, 목동점에서는 『언어의 온도』, 『보편의 단어』를 쓴 이기주 작가의 사인회가 열리며, 장미꽃 증정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자세한 내용은 교보문고 공식 홈페이지 내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4-16 10:18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진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인간관계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좋은 친구와는 그냥 만나서 재미있게 놉니다. 한해 한해 세월이 갈수록 와인이 숙성하듯 관계가 숙성합니다. 서로 사랑하는 연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싸우면서 애정을 확인받으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너와 내가 만들어가는 현재 관계와 앞으로 만들어갈 관계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보고 노력하고 성취하기 바쁩니다. 올바른 부모 자식 관계와 친구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만난 것에 서로 감사하며 과거의 행복했던 추억들을 회상합니다. <27~28쪽>이쯤에서 발칙한 이야기를 하나 해볼까요? 효도라는 콘셉트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콘셉트이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동물에게 자식을 돌보는 본능은 존재하나 부모를 돌보는 본능을 가진 동물은 지구상에 단 한 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효도는 인간 사회에서 긴 세월에 걸쳐 만들어지고 세뇌시킨 콘셉트입니다. 사회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콘셉트입니다. 그래서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속담이 존재합니다. 내 부모가 나에게 베푼 사랑을 내가 내 자식에게 베푸는 것이 맞는 거지요. 효도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은 본능으로 하지만 부모에 대한 효도는 도리로 한다는 뜻입니다. 그 도리를 다하지 못하면 죄책감이라는 부적절한 감정이 따라오기에 과한 효도는 인간의 삶을 힘들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65쪽>그래서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나 자신과의 건강한 관계를 회복하는 것과 관련 있습니다. 자기 연민의 축과 자기 비난의 축은 자기 비하와 자기혐오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T 씨는 끊임없는 자기 검열과 타인의 눈에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이상적이고 개념적인 자아 탐색 과정을 그만둬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나 자체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그들과 진정한 관계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눈에 비친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타인 지향적인 명제가 아니라 ‘나는 어떨 때 행복한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나로부터 출발하는 질문에 답하고 그 답을 찾아 매 순간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내가 나답게 살 때 타인과 진정한 만남이 시작되고, 오롯한 나로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85쪽>그래서 우리는 이를 악물고 나의 상처받은 내면 속 아이를 타인 앞에서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 모두는 위대한 슈퍼 서바이버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는 평범한 서바이버가 될 수는 있습니다. 나 자신에게 희생자나 피해자라는 이름표를 붙이지 말고 서바이버의 이름표를 붙이도록 노력합시다. 역경에 굴하지 않고 나 자신의 삶을 열심히 지켜낸 모든 서바이버들을 격하게 응원합니다. <141쪽>그러나 양가감정을 가진 대상과 양가감정을 일으키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머릿속으로 계속 주판알을 튕기면서 계산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솔직하지 못한 결론을 따라가며 자신의 인생을 결정합니다. 타인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진정성도 없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타인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에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나의 감정, 나의 생각, 나의 가치, 그리고 소소하게는 지금 여기서의 나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진정성을 가지고 나 자신을 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를 둘러싼 관계 또한 진정 의미 있는 관계가 되고, 나는 행복한 삶을 살게 됩니다. 이처럼 타인과의 진짜 관계는 나와의 진짜 관계의 다른 이름입니다. <300쪽>[정리=이세인 기자]『아무리 잘해줘도 당신 곁에 남지 않는다』전미경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332쪽|18,000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4-15 14:26

그동안 우리가 사랑했던 시인들이 멀리 있지 않고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시민이라 여기면 얼마나 친근할까요. 신비스럽고 영웅 같은 존재였던 옛 시인들을 시민으로서 불러내 이들의 시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국민시인’, ‘민족시인’ 같은 거창한 별칭을 떼고 시인들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시도 불쑥 마음에 와닿을 것입니다. 팔린 소들이팔리지 않은 소들을 바라본다.우시장 어귀의 쇠똥냄새 위에가을은 저물고힘없는 짚검불이바람에 불려다니는 근처의발목들의 당당함을곁눈질을 본다.소가지 없는 소가 어느 놈인가.이제 풀비린내도 시들고열 마지기의 논도 작별하다.큰 눈에 콩밭두렁의 이슬이 떨어진다.팔리지 않은 소들이팔린 소들이 바라본다빈 발목이 쓸쓸해지기 시작하고고삐에 부딪는 햇살 한 줌을나누어 새김질하며팔린 소들과팔리지 않은 소들이저무는 가을 속으로 저마다 돌아가고 있다.-이덕영, 「우시장에서」팔리지 않은 삶을 위하여할아버지는 소 장수였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소 몇 마리 대신 부치는 일이었습니다. 소죽 끓이는 겨울 새벽이 아직도 문틈으로 보입니다. 무명천이 풀려나오듯 뽀얀 연기가 피어나고 콩 볏짚 푹 삶은 냄새가 구수합니다. 질겅질겅 아삭아삭 바득바득 여물 씹는 소리가 여전히 귓전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시장에 갔다 돌아오는 할아버지 등판으로 다 가시지 않은 소 콧잔등 훈기와 쨍한 아침 햇살이 왠지 쓸쓸했습니다. 이런 풍경은 이제 사라지고 없습니다. 이덕영 시인이 쓴 시 한 편이 잠시 마음을 쓸고 갑니다. 그는 충청도 시인입니다. 마흔 남짓 살다 간 외진 시인입니다.시 「우시장에서」는 서둘러 우리를 저무는 가을로 데려갑니다. 누군가 나를 알아봐 주지 않아 애를 태우고 핏발 서린 눈으로 서로를 강타하던 밤이 지났습니다. 다 파한 우시장 한 켠에 등 갈기 까칠한 채 우두커니 서 있는 소의 눈망울이 멀뚱합니다. ‘팔린 소’와 ‘팔리지 않은 소’의 차이는 무얼까요. 시인은 그렇다 한들 모두 저 가을 속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체념한 듯합니다. 바람에 불려 다닌다 해도 무슨 소용이냐고, 힘없는 빈 발목이 쓸쓸하다고 노래합니다. 얼마 있지 않아 우리는 ‘풀 비린내’ 나는 청춘과 헤어져 땀 흘렸던 ‘논밭’과 작별해야 합니다. 그러니 누구의 선택이 나와 무슨 상관있을까요. 모두 저당 잡힌 삶이 아닌가요.다시 시를 읽어 봅니다. 팔린 소와 팔리지 않는 소 모두 고단하게 ‘새김질’한 시간 앞에 머리 숙입니다.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로서 그 누군가의 선택은 ‘죽음’과도 같습니다. 단지 선후의 자리 바뀜밖에 없습니다. 결국 다시 소환해 가려 하는데 무엇으로 당해낼 수 있을까요. 시인은 거듭 묻습니다. “소가지 없는 소가 어느 놈인가.” 속없는 존재가 어디 있겠습니까. 다만 침묵하며 세상 속으로 걸어 나가는 것이지요. 백여 리를 걸어 소 두 마리를 끌고 갔던 새벽이 지나고 다음 날 새벽에 팔리지 않은 소를 데리고 돌아오는 할아버지의 시간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작가 소개이민호 시인1994년 문화일보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참빗 하나』, 『피의 고현학』, 『완연한 미연』, 『그 섬』이 있다.

독서신문 | 이민호 시인 | 2024-04-15 11:00

[사진=국립중앙도서관]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아 오는 23일 도서관 북토크 ‘전 세계를 사로잡은 K-문학, 그 비법은?’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이번 행사는 한국 장르 소설 최초 전미도서상 후보에 오른 『종의 기원담』의 저자인 김보영 작가와 『얼음과 불의 노래』, 『멋진 징조들』을 번역한 김수현 번역가가 참여하고, 문학평론가 허희가 진행을 맡는다.참가자들은 한국문학의 세계화 및 세계문학의 흐름에 대한 생각과 해외 출판 경험, 에피소드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문학의 2차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저작권 보호와 올바른 독서 향유법 등을 다루며 독서문화의 가치를 공유한다.국립중앙도서관 한숙희 국제교류홍보팀장 직무대리는 “도서관 북토크를 통해 K-문학의 위상을 느껴보고 올바른 독서 습관 습득은 물론, 모두 책을 매개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독서문화 향유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북토크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행사 신청은 오는 19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서 할 수 있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4-15 10:48

남자아이들은 참 알 수가 없어. 맨날 공이나 차고, 땀나게 뛰어다니고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남자아이들이‘소년 챔프’같은 만화책을 보며 키득거릴 때 청소년 문고를 끼고 다니던 아이였다.사실을 말하자면, 친해지고 싶었다. 그 애들은 유쾌했다.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눈물 나게 재밌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들은 너무 멀리 있었다.지금 내 곁엔 소년이 하나 있다. 내가 남몰래 친해지고 싶던 그 애들과 같은 열두 살 남자아이다. 이 아이 역시 매일 공을 차고 기차처럼 달린다. 어느새 내 눈높이까지 자란 아이의 목덜미에선 이제 제법 소년 태가 난다. 마음이 시간을 따라잡지 못하는 요즘을 나는 덤벙덤벙 살고 있다.아이 네 돌쯤 숲이 있는 동네로 이사를 왔다. 육아가 버거운 날이면 나는 어김없이 그 애 손을 잡고 숲에 들었다. 아이와 가위바위보 하며 숲으로 난 계단을 오르고, 나무 열매를 한 움큼 집어 오고, 보온병에 담긴 커피를 마시고 돌아오면 마음이 나긋하게 풀어졌다. 우리가 매일 딛던 숲. 그 숲을‘아는 숲’이라 칭하며 거기 깃든 모든 것을 아끼던 아이는 또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그게 그리 좋아서 하루에도 몇 번씩 숲에 들곤 했다.“난 집에 있을래요. 엄마 혼자 다녀오세요”슬프게도, 아이가 자라며 가장 먼저 닳는 것은 숲 산책이었다. 요사이 아이는 숲이 지루한 눈치다. 그보다는 제 방에서 저만의 세계를 넓히는 게 더 즐거워 보인다. 숲에 가네, 마네 하는 알력 다툼이 오후마다 벌어졌다. 핑계를 대는 그 맘을 모르는 건 아니다. ‘나 이제 꼬마 아니야’ 느낄 무렵의 나도 꼭 같은 말을 했었으니까.다행히 내게도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젤라또나 붕어빵을 사주겠다고 아양을 떨면 아이는 나와 함께 집을 나서준다. 그러다 보니 요즘 우리의 산책로가 완전히 바뀌었다. 목적지는 숲이 아닌 이 동네의 상업지역. 숲의 오솔길 아닌 도심 속 큰길을 우리는 타박타박 걷는다.한데, 이 길이 참 묘하다. 털 뭉치처럼 단순하던 아이의 감정을 날실의 잔털까지 풀어낸다. 최근 말수가 준 녀석이 실은 얼마나 굉장한 수다쟁이인지, 요새 학교에서 배우는 노래와 섭섭했던 친구 이름도 다 그 길 위에서 알아챘다.이 길엔 숲에 없는 경쾌함이 있다. 하얀 김 뿜는 만둣가게와 달콤한 냄새 퐁퐁 풍기는 붕어빵 포차 앞에서 둘이 약속이나 한 듯 걸음을 멈출 때면 킥킥 웃음이 났다. 아이가 점방 주인들과 친밀한 안부를 나누기 시작한 건 단 사흘 만의 일. 그리고 엊그제 “겨울엔 붕어빵 아줌마네 집이, 봄엔 젤라또 아저씨네 집이 잘 돼서 좋아”말하는 아이 눈에 담긴 예쁜 진심을 나는 보았다. 왜 그토록 숲만을 고집했을까, 길이 바뀌었을 뿐 아이는 변한 게 없는데.남편의 귀가가 이른 저녁이면 우리는 운동장에 간다. 한참을 걸어 닿은 운동장에서 부자가 야구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공이 그리는 익숙한 포물선. 명랑한 함성과 흐르는 땀방울. 소년들. 부러워도 알 수가 없고, 그렇게 되고 싶다가도 돌이켜 되고 싶지 않은 그런 존재들.잠시 후 땀에 젖은 아이와 팔을 겯고 길을 되짚어 돌아가며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근래 아이가 좋아하여 가장 열심히 부른 건 1970년대 한국 노래들. 정미조와 이용의 노래를 맥락도 없이 섞어 부르며 집에 닿을 무렵, 올려다보는 하늘이 좋았다. 엄밀히는 늘 같은 곳에 앉은 어떤 별을 보는 게 좋았다. “나는 저 별이 너무 좋아” 아이가 답한다. “저거 인공위성 같은데요” 그렇게 우리는 또 하하 웃고, 팔짱을 끼고, 발걸음 나란히 집을 향한다.걸으며, 우리는 투명하고 단단해진다. 아이의 성장에 대한 소란한 마음도 그 덕에 가라앉는다. 새로운 우리는 또 새롭게 괜찮지 않을까, 속 좋게 믿어버린다. 그래. 이런 밤 우리 이렇게 걸을 수 있다면 다가올 사춘기의 날들이 낯설어도 무섭진 않겠다. 모르기에 걸 수 있는, 그런 기대와 희망으로서.

독서신문 | 스미레 | 2024-04-15 07:00

2011년 7월, 돌고래를 불법 포획해서 판매한 어민 9명과 돌고래 쇼 업체인 퍼시픽랜드 대표가 해양경찰청에 불구속 입건되는 일이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20년 동안 자행되었던 제주 돌고래 무단 포획과 수족관 업체의 불법 거래가 한국사회에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달 핫핑크돌핀스와 동물권 행동 카라 등 10개의 시민사회단체는 돌고래 학대 논란을 빚은 경남 거제씨월드 아쿠아리움의 폐쇄를 촉구하고 나섰다. 2014년 개장 이후 지금까지 총 14마리의 돌고래가 숨졌다는 게 그 이유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에는 돌고래 벨라와 루비가 좁은 수족관에 감금 및 전시되고 있다.현행법상 고래를 포획·유통·보관하는 일은 불법이다. 그런데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동안 동물원과 수족관에서는 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알고도 오랫동안 불법 포획과 돌고래를 유통해 가두고, 공연에 이용해왔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포획한 돌고래를 합법적으로 수입해 들여오는 일도 이따금 발생하곤 한다. 책 『향유고래를 훔쳐라』는 이러한 심각성을 알림으로써 좁은 수조에 갇혀 답답하게 생활하고 있는, 홀로 고독하게 견디고 있는 고래를 더 이상 재밌고 즐겁게 구경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임에도 한 페이지를 쉽사리 넘기지 못하는 건, ‘갇혀’ 있는 동물들이 결코 행복해하지 않는다는 걸 누구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동화 속 수족관에 전시된 향유고래를 보고 어린이들은 각자의 상상력으로 공감한다.향유고래는 울고 있는 걸까요?한 친구가 말했어요. “아마 무서운 걸지도 몰라, 나도 유치원에 처음 갔을 때 그랬거든.”“이 수족관이 너무 작아서일지도 몰라, 봐봐, 몸을 못 움직이잖아.” 다른 친구가 말했어요.“어쩌면 엄마가 보고 싶은 걸지도 몰라, 나도 혼자 여름 캠프에 갔을 때 울었던 적이 있거든.” 나는 조금 부끄러웠지만 말했어요.“얘들아, 이 향유고래는 엄마를 다시 만나지 못할 거란다” 아빠가 걸어오시며 말씀하셨어요.“여기는 여름 캠프가 아니란다. 이 향유고래는 여기서 살게 될 거야.”나는 다시는 향유고래를 보고 싶지 않아졌어요.“사진 찍으세요, 한 장에 이천 원, 한 장에 이천 원!”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저자는 향유고래를 훔치자는 어린이들의 말을 빌려 ‘모든 고래는 자유로워야 한다’라는 뜻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어떠한가. 동물권과 관련된 영상이나 글을 보면 눈물은 흘리되 땀은 흘리지 않고 있지 않은가. 인간의 잔혹함에 놀라지만 자고 일어나면 까마득히 잊고 마는 사람,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고통받고 있는 동물들의 처지를 안타까워하지만, 적극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지는 않는 사람. 그 중간쯤 어딘가에 있지는 않은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 있는 그런 자리 말이다.그렇다고 자책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책은 지금부터라도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한 고민을 시작해 보는 것을 제안한다. 먼저 땀 흘리고 있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공존을 위해서 호기심을 잠시 내려놓고, 우리가 아끼는 것들이 자유롭게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다시는 향유고래를 보고 싶지 않아졌어요”라는 말 속엔 더 나은 사회란,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권리가 동등하게 보장되는 세상이라는 의미를 띠고 있다. 인간에게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는 것처럼, 비인간 존재들도 서식처를 빼앗기지 않고, 함부로 감금당하거나 죽임당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지켜지는 그런 사회. 고통과 행복을 느끼는 모든 존재를 우리가 보호하지 않을 이유는 없으니까.[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4-15 06:00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내가 이겨내지 못할 시련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세상이 주는 온갖 시련을 다 이겨낼 정도로 단단하고 강인하다는 오만함이 아니다. 삶의 시련 역시 의외로 내 그릇의 넓이 깊이만큼만 존재한다는 뜻이다. 나의 속도에 맞추어 고난 또한 따라온다. 신은 내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을 안겨준다는 말도 이런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다. 나의 하루 위에 두둥실 떠 있는 부정적인 관념들은, 내가 보는 시야에 한정되어 있다. 내 시야 바깥에 즐비해 있는 풍파는 당장 나의 것이 아니기에. 삶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너무나 많고 깊은 시련이 존재하지만, 견뎌내야 하는 시련은 지금 당장 나에게 닥친 것에 제한되므로, 나는 분명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내 세상의 부정은 한철 먹구름처럼 흘러갈 것이다. 내 세계의 크기만큼만 힘들 것이며, 내 세계의 크기만큼만 아프고 고단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기필코 언제 그랬냐는 듯 맑게 갠 하늘을 맞이할 것이다. <흔들리는 나를 안정시켜 주는 인생관>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는 고무줄과 같아서 끊어지지 않는 한 탄성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언제부터인가 이완된 사이가 다시 수축하기도 하고, 그러다 또 가까워졌을 때 축적한 힘을 받아 이완되기도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나에게 사랑의 성숙이란 ‘촘촘히’가 아닌 ‘틈틈이’이며, 사랑의 완성이란 그 순환을 이해하는 것이다.성숙한 사랑. 완벽한 사랑.사랑이 뜸해질 때만 느낄 수 있는 애틋함이 있는데, 그 애틋함만큼은 뜸해질 수 없음을 알게 됨으로써 좀 더 평안한 사랑의 방식이 구축된다. 마음과 마음 사이에는 단순히 시간을 나누고 함께하기만 해서는 회복할 수 없는 피로가 존재한다는 걸 인정함으로써, 틈틈이 그러나 조금 더 빈틈없이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틈틈이, 사랑>그나저나, 곧 봄입니다. 올봄은 근 몇 년간 우리가 지나온 봄보다 클래식한 봄이 될 수 있을까요. 가령, 벚꽃 축제에 갔다가 사진 찍는 사람들에 치여 너덜너덜해지는 봄 말고, 꽃이 다 저물어 갈 즈음 우연히 벚나무가 만개한 거리를 걸으며 둘만의 소소한 꽃놀이를 즐기는 봄. 기록하지 않고 기억되는 봄, 예약하지 않고 맞이하는 봄, 정해두지 않고 정해지는 봄.사람의 마음도 결국 사들이는 거라면, 사람의 마음도 물건처럼 전시되어 있다 치면, 난 조금 더 발전하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 팔려 가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또는 좀 더 클래식한 사람의 마음을 발견해 사버리고 싶습니다. <클래식>우리의 생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서 그 어떤 것을 나누는 과정이다. 하지만 그 나눔은 완전히 분리되는 차가운 독립이 아니라 절대적인 총량을 잃지 않는 다정함에 가깝다. 생각해 보면 믿음, 소망, 사랑, 관계, 인연, 업과 시련과 행복까지 삶의 수식은 전부 나눗셈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을까. 아름다운 것들은 덧셈이나 곱셈으로만 그 총량을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도 결코 줄어들지 않는 법이니까. <삶의 수식>아직도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무난히 살아갈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당신만 그런 것도 아니고, 나만 그런 것도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도 당신도 나라는 존재로 살아가는 게 처음이라서 그런 것 아닐까. 나도 나로 살아가는 게 처음이라서. 방금 시작한 이 하루도, 난생처음 겪는 최초의 여행이라서. <나도 나로 살아가는 게 처음이라서>[정리=이세인 기자]『결국 해내면 그만이다』정영욱 지음|놀 펴냄|284쪽|17,000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4-13 09:20

‘기록’은 현재를 발견해 수집하는 행위이자 현재를 담아 미래로 보내는 편지와도 같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기록이란 지금을, 이 순간의 나를 수집하는 일이기도 하다. 기록을 통해 삶이 건네는 사소한 행복들을 알아채고, 내 인생의 크고 작은 순간들을 고이 간직하는 것. 마치 ‘마음’을 기록하는 것처럼 말이다.지난 3월 25일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열린 ‘마음기록관’은 교보문고와 올림푸스한국이 같이 진행하는 전시로, ‘글로 새긴 오늘, 기록이 당신의 일상을 특별하게’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일상을 기록하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리고 기록을 통한 성찰, 자기 치유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며 암 경험자들에게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전시에는 ‘고잉 온’ 캠페인 프로그램인 ‘고잉 온 다이어리’에 참여한 암 경험자의 일기 136편이 실려있다. 암이라는 공통적인 경험을 가진 이들이 4주 동안 정해진 주제(약속일기, 칭찬일기, 감사일기, 행복일기)에 맞게 매일 자신의 감정, 경험을 쓰고, 소통해 서로에게 정서적 지지가 되는 심리 사회적 활동이다.이번 전시는 ‘암 경험자의 아름다운 삶은 계속된다’라는 의미를 담아 공간을 찾은 사람들에게 진정 나에게 가치 있는 것, 생의 소중함,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의 존재를 새삼 되돌아보는 뭉클한 시간을 선사한다. 더불어 암 경험자의 이야기에 공감함으로써 누구 하나 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함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이밖에도 마음기록관 팝업스토어는 고잉 온 웹툰, 키링 만들기, 일기 쓰기, 아카이빙북, 추천도서 등 전시와 함께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특히 ‘마음을 엮어 나에게, 당신에게’라는 코너는 나를 또는 당장 생각나는 사람을 의미하는 문장의 키링을 만드는 활동으로 나열된 50개의 단어는 암 경험자들이 직접 작성한 일기에서 선정한 의미 있는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다.한편 모든 프로그램에 쓰여 있는 글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일상을 특별하게’이다. 일상이라는 것은 결국 단순한 시간과 평범함의 반복이다. 그러니 특별할 것도, 딱히 대단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러한 일상의 기록이, 어느 시점이 되어서는 그리움과 소중함으로 다가올 때가 분명 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느껴지는 어느 날, 유난히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난 후에 우연히 열어본 일기장에서 생각지 못한 고마움을 느끼는 것처럼.이렇듯 암 경험자들의 늘 똑같은 하루의 기록은 왠지 모를 희망이 새록새록 다가오는 것 같은 기분을 안겨준다. 나아가 이들의 이야기는 지난한 세월에 무력함을 느꼈던 이들에겐 다시 나아갈 용기를, 소중함을 잠시 잊고 지냈던 이들에겐 기록의 여정에 참여할 계기를 마련해준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기록’을 매개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온기를 나누며 마음을 공유해보는 건 어떨까.[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4-13 06:00

■ 이덕선(한국외대 해외동문연합회 이사장)씨 별세▲ 이덕선(한국외대 해외동문연합회 이사장·앨라이드 테크놀로지 그룹 고문·향년 84)씨 별세, 캐서린 리씨 남편상, 소피 리·퍼트리샤 리씨 부친상 = 11일(미국 현지시간), 장례미사 13일 오전 11시, 미국 메릴랜드주 성 유다 성당 ☎ +1-301-946-8200 ■ 김혜선(디지틀조선일보 국장)씨 모친상▲ 방순영(향년 90)씨 별세, 김혜정·김혜선(디지틀조선일보 국장)·김홍규(코리아나호텔 과장)·김중규(조선일보 총무팀 차장대우)씨 모친상 = 12일 오전 7시17분,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 발인 15일 오전 9시, 장지 남양주시 연동교회 부활의 동산. ☎ 02-2227-7580 ■ 전육(시사저널 대표이사 부회장)씨 장모상▲ 황금선(향년 97)씨 별세, 박병원(전 경총회장)·박병형(동아대 명예교수)·박병숙·박병영씨 모친상, 전육(시사저널 대표이사 부회장)씨 장모상 = 12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 발인 14일 오전 10시. ☎ 02-3410-3151 ■ 김연선(제주MBC 미디어사업부장)씨 모친상▲ 문인선씨 별세, 김연선(제주MBC 미디어사업부장)씨 모친상, 김종현(전 더큰내일센터장)씨 장모상 = 12일 새벽, 신제주성당, 발인 15일. ☎ 010-2699-1944(김연선) ■ 전육(시사저널 대표이사 부회장)씨 장모상▲ 황금선(향년 97)씨 별세, 박병원·박병형·박병숙·박병영씨 모친상, 전육(시사저널 대표이사 부회장)씨 장모상 = 12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 발인 14일 오전 10시. ☎ 02-3410-3151 ■ 김종숭(이산학원 이사장)씨 장인상▲ 김병덕(전 울릉경찰서장)씨 별세, 김성수·김성규·김석영·김정아씨 부친상, 김종숭(이산학원 이사장)·조정훈씨 장인상 = 11일 오후 8시, 대구 모레아장례식장 101호, 발인 13일 오전 9시. ☎053-801-9999 ■ 장재혁(대한장애인요트연맹 회장)씨 모친상▲ 김영숙(향년 87)씨 별세, 장재혁(대한장애인요트연맹 회장)·장혜정씨 모친상, 박연·정은정씨 시모상, 피재걸씨 장모상 = 12일 오전 5시53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7호실(12일 낮 12시부터 조문 가능), 발인 14일 오전 6시, 장지 경북 영주시 장수면 선영. ☎ 02-3410-6907 ■ 이재철(킨텍스플러스 대표이사)씨 장모상▲ 김계화씨 별세, 이재철(킨텍스플러스 대표이사)씨 장모상 = 11일, 수원시 연화장장례식장 206호, 발인 13일 오전 7시 ☎ 031-218-6560 ■ 박남태(대구시 언론담당관)씨 장인상▲ 김화춘씨 별세, 김나현(대구시의회 경제환경전문위원실 팀장)씨 부친상, 박남태(대구시 언론담당관)씨 장인상 = 11일 오후 1시 30분, 창녕전문장례식장 302호, 발인 13일 오전 7시. ☎ 010-5050-1313 ■ 마승락(대구문화방송 영상취재부 국장)씨 부친상▲ 마숙건씨 별세, 마임락·승락(대구문화방송 영상취재부 국장)·찬희씨 부친상, 11일 오전, 서울 고려대구로병원 장례식장 112호, 발인 13일 낮 12시 30분. ☎02-857-0444

독서신문 | 권동혁 기자 | 2024-04-12 17:02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시민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영화·공연·전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먼저 공연 프로그램으로는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즐기는 ‘활력콘서트’가 열린다. 매주 화·목 점심시간에 진행하는 콘서트는 ‘싱어게인3’ 출연자 이유카, 샌드아티스트 채승웅 등 다양한 시민청 예술가의 공연을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화요시네마’는 매월 1, 3, 4주 차 화요일에 진행하는 무료 상영회 프로그램이다. 오후 2시에 시작하는 상영회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사전 신청을 받고 있으며, 당일 현장에서 잔여 좌석을 예매할 수 있다.4월 화요시네마에서는 오는 16일 ‘말임씨를 부탁해’, 23일 ‘미싱타는 여자들’을 상영한다. 특별히 박경목 감독을 초청해 관객과의 대화(GV)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한편 시민청은 업사이클링 공예 프로그램인 ‘수요창작소’, 동화구연 프로그램인 ‘할머니 동화책’ 등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무료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또한, 4월부터 시작하는 ‘세대공감’은 월별 다양한 체험 활동으로 세대 간의 공감과 소통을 이루어내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달은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자투리 가죽을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앞서 소개한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청 시민청 홈페이지와 공식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4-12 09:58

권상하가 쓴 간찰(편지) [사진=국립중앙도서관]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해 고문헌을 기증한 개인 중 20인의 대표 기증자료를 모아 2024년 고문헌 기증전 ‘위대한 유산’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오는 12일부터 3월 30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국내외 고문헌 수집가 및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기증한 기증자의 사연과 고서, 조선 문인의 편지, 병풍, 고서화 등 50여 점의 고문헌이 소개된다.특히 조선 후기 화가인 송수면의 「묵죽도」를 비롯해 「춘추집주」를 인쇄할 때 사용한 책판과 수묵 병풍 등 다양한 기증자료가 전시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1969년도에 한국에서 한국과 동양의 서화를 수집한 민티어 부부는 수집품 120점을 기증하면서 “그간 모은 작품들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 한국인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는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라고 전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이외에도 조선 문인의 편지 401점 중 일부 자료를 이번 전시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기증자 집안과 관련된 교지, 족보를 비롯해 유명인의 편지를 모은 서첩, 고지도 등 다채로운 기증자료도 소개한다.송수면의 「묵죽도」 [사진=국립중앙도서관]전시 관계자는 “12일, 도서관의 날을 맞아 고문헌 기증전시를 개최하게 되어 뜻깊고 집안의 소중한 자료를 기증하신 분들의 숭고한 뜻을 국민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며 “더불어 기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국내뿐 아니라 국외로 유출된 우리의 기록문화 유산이 제자리를 찾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전시는 도서관 이용자 누구나 관람 가능하며, 온라인 영상으로도 제작해 제공할 예정이다. 기증된 자료는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4-11 11:50

2023 '마음치유, 봄처럼' 관계자 워크숍 현장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원장 박은실, 이하 교육진흥원)은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 ‘마음치유, 봄처럼’의 관계자 오리엔테이션을 지난 9일 비대면으로 개최했다.이번 오리엔테이션은 심리적 상처와 아픔을 지닌 이들의 건강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고, 상호 간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마련됐다.‘마음치유, 봄처럼’은 음악·미술·연극·무용 등 분야별 예술치료사와 예술가로 구성된 전국 48개 예술치유 단체의 지원을 통해 각 협력시설 참여자의 특성을 고려한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학교 부적응 및 폭력 피·가해 청소년을 지원하는 Wee클래스-센터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위험 어르신을 지원하는 치매안심센터와 문화시설 △정신건강 상담수요층을 지원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전국 144 협력시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2023 '마음치유, 봄처럼' 관계자 워크숍 현장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날 현장에서는 예술치유 단체 및 협력시설 담당자들이 모여 △2024년 사업 방향 발표 △참여 대상의 심층 이해를 위한 특강 △2023 사업 성과 공유 △멘토-멘티 네트워크 구성 등이 진행됐다.또한, △조현병 발병·회복의 과정 및 사회 연결을 위한 노력과 지원의 필요성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실버예술 치료 △학교 부적응과 피·가해 청소년에 대한 이해 등 각계 전문가들의 특강도 마련됐다.교육진흥원 박은실 원장은 “사회적 고독감의 문제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다”며 “문화예술교육이 공동체성을 되찾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각적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한편 교육진흥원은 특정 수요층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을 확대 지원하고자, 국민 참여형 예술치유 워크숍인 ‘치유도 예술로’,‘ 도시숲 예술치유’ 사업도 지속해서 운영할 계획이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4-11 11:00

시작·출발·새로움·청춘과 같이 약동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봄. 책 『소설 보다 봄: 2024』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젊은 화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불가항력에 짓눌리거나 어둠으로 점철되어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삶, 아직 견딘 날보다 견뎌야 할 날이 많은 청춘들의 여정은 우리가 이제껏 알고 있던 봄과는 조금 다른 봄일지도 모르겠다.「럭키 클로버」는 홀로 남겨진 청년의 발걸음을 좇는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어머니가 일구던 자두 농장에 홀로 남겨진 ‘자영’이 보고 느끼는 모든 감각은 누군가가 남겨놓고 간 하루를 건조하고 위태롭게 살아가는 모두에게 “곧고 선명한 물줄기”를 선물한다.병정들의 작은 웃음소리 사이로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와 골짜기 아래 네 갈래로 흐르는 물줄기 소리가 이어졌다. 자영은 병정들을 노려보았다. 이마에서 흐른 땀이 눈에 들어가 따끔거렸다. 병정들은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흔들 즐거워하며 날아가지 않기 위해 바지 주머니에 돌을 주워 담고 있었다. 그렇지만 자영아, 병정들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너는 우리를 못 쫓아내. 그래, 구름이 빠르게 흘러 태양을 비껴갔다…… 병정들의 열린 눈동자가 햇빛을 받아 아무렇게나 빛났고, 아름다웠다.주인공 자영은 자두 농장에서 8명의 클로버 병정들과 함께 살아간다. 무력해 보이고, 감정의 동요도 크지 않은, 그저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는 그런 자영이 조금은 상기되어 보일 때가 바로 병정들과 함께 있을 때다. 자영의 뜻대로 잘 움직여주지도, 원하는 답변을 명쾌하게 내주지도 않지만, 자영이 어두운 밤의 한가운데에서 “아무것도 없으면 어떡하지?” 고민할 때, 병정들은 “없는 거지”라고 말하며 자영의 옆을 오래도록 지켜준다. 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에서 구해내는 그들과 자영이 지치지 않고 지체하지도 않으며 계속 나아갈 것을 소설의 결말은 암시한다.「밤의 반만이라도」에서는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껴안는 이들이 등장한다. 빛을 볼 수 없는 삶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 누구나 칠흑 같은 밤을 품고 있음을 일깨우며 위로를 건네준다.주머니에 땡전 한 푼 없어도 네 마음을 사는 데 정신이 팔려 있던 어느 날이었다. 이제 막 겨울이 걸음마를 뗀 12월 초입이었는데도 안방 TV 속에서 맹꽁이가 맹꽁맹꽁 울던 날이었다. 아니, 사실 그 말에는 오류가 있었다. 매일 밤 내가 훔쳐본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맹꽁이는 맹꽁, 하고 우는 게 아니라 맹 또는 꽁, 하고만 울 수 있었으니까. 한쪽이 맹, 하고 울면 다른 한쪽이 꽁, 하고 울면서 서로의 울음과 침묵과 리듬을 조율했으니까. 혼자서는 절대 자기 자신이 될 수 없는 외롭고 소란한 동물.소설은 한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어가는 다운을 짝사랑하는 열세 살 미숙의 이야기다. 그리고 빛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전맹인 다운의 엄마 미수까지. 미수는 미숙에게 다운과 가까이 지내지 않기를 권한다. 다른 사람은 “탯줄처럼 밤과 연결되어 있다가 밤에게 버림받”지만 자신과 딸은 밤이 뿌리내리기를 선택한 존재들인데, 미숙은 너무 환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시력이 온전한 미숙에게도 비밀들로 꽁꽁 숨겨진 내면의 밤이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저자는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밤’은 존재하고, 그 ‘밤’은 수치스럽거나 부끄러운 무엇이 아니라고 안심시킨다. 저마다의 고유한 어둠은 얼마든지 삶을 긍정으로 비추기도 하니까.「하와이 사과」에서는 AI가 도래한 시점에 인간의 창작 능력이 위협받는 시대적 갈등을 현실적으로 마주하고 근미래 예술가들의 삶을 그려냈다. 산업적 시대로 변모하는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서늘하게 남아버린 인간의 이상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발견하게 된다.내 얼굴을 아직도 검은 화면 위에서 어른거렸다. 애비의 질문이 사라지지 않은 채 둥둥 떠 있었다. 어떻냐고? 나는 대답했다. 썰물 같아. 몸 안에 있는 모든 게 발끝을 향해 쏟아지고 밀려가는 것 같아. 애비의 종료 버튼을 눌렀다. 머리에서 명치로, 창자에서 발바닥으로, 포만감 같은 덩어리가 쓸려 내려가며 귀가 먹먹해졌다. 하강의 감각이었다. 더 이상 아무것도 만들고 싶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지수를 잃고 영완 선배를 잃었을 때도 두 발 딛고 서 있었는데, 둘 모두를 잃은 공백을 다 합쳐도 영화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상실에 못 미쳤다.소설의 중심축은 AI 영화 제작 프로그램으로, 영화과에서 동고동락한 세 사람의 복잡하고도 어려운 이해관계를 담았다. 원하는 시나리오의 방향을 제시하면 그럴듯하게, 아니 시나리오 작가에게 돌아갈 수익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양질의 시나리오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 하나가 영화학도들의 꿈과 현실을 위협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과 정체성을 부정당하고 인간관계마저 흔들리게 된다. AI가 낯설지 않은 지금, 어쩌면 머지않아 AI로 만든 작품들이 대세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한편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 하는 창작 행위 자체가 숭고해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희귀할수록 가치는 높아지기 마련이니까.세 편의 이야기들은 현실과 비현실을 잘 버무려내고 있다. 현실을 배경으로 하지만 실제로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마치 평범한 일상 속의 일들인 것처럼 벌어진다.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들은 모두 내외부에 아픔을 가지고 있다. 저마다 방식은 다르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도 비슷하다. 누군가는 자신을 위해서, 또 누군가는 사랑을 위해서. 어쩌면 책이 말하는 ‘봄’은 이렇게 아리고, 애틋하고, 괜스레 울적해지는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를 말하는 게 아닐까.[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4-11 06:00

■ 박경수(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실 경무관)씨 장모상▲ 이필순씨 별세, 최길환·최용훈(금융통화위원회 실장)씨 모친상, 김진호·송호대(곰보식당 대표)·조용웅·박경수(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실 경무관)씨 장모상 = 9일, 부산시민장례식장 2층 VIP실, 발인 11일 오전 6시. ☎ 051-636-4444 ■ 박민환(전 산림청 기획관리관)씨 별세▲ 박민환(전 산림청 기획관리관·향년 90)씨 별세, 박은진·박은경·박승욱씨 부친상, 길소영씨 시부상, 김정호·이홍섭씨 장인상 = 8일 오후 3시35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1호실, 발인 11일 오전 9시40분, 장지 경기도 분당메모리얼파크. ☎ 02-3010-2000 ■ 김태승(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씨 부친상▲ 김종호(향년 66)씨 별세, 김태승(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씨 부친상 = 8일 오전 10시, 광주 천지장례식장 501호실, 발인 10일 오전 8시, 장지 광주 영락공원. ☎ 062-713-5050 ■ 고흥환(전 연세대 교육과학대학장)씨 별세▲ 고흥환(전 연세대 교육과학대장·향년 90)씨 별세, 유명선씨 남편상, 고의석·고주현·고유석씨 부친상 = 9일 오전 5시40분,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1호실(9일 낮 12시부터 조문 가능), 발인 11일 오전. ☎ 02-2227-7547 ■ 안종필(에쓰오일 부사장)씨 부친상▲ 안학기씨 별세, 안종국(애플 USA)·안종필(에쓰오일 부사장)씨 부친상 = 8일, 인천 계양구 청기와장례식장 계양점, 발인 11일 ☎ 032-546-4444  ■ 강태욱(동아일보 AD본부 차장)씨 모친상▲ 정동례(향년 69)씨 별세, 강인덕(구로기계공구상업단지 조합장)씨 부인상, 강태욱(동아일보 AD본부 차장)·강윤아씨 모친상, 박현실씨 시모상, 현세홍(미쓰이물산 팀장)씨 장모상, 강수민·강혜민씨 조모상, 현채유씨 외조모상 = 8일 오전 6시45분, 고대 구로병원 장례식장 102호실, 발인 10일 오전 9시30분, 장지 용인공원. ☎ 070-4710-1824

독서신문 | 권동혁 기자 | 2024-04-09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