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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디트뉴스24 기자의 첫 장편소설. 책은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총리에게 선물할 고려청자 도난 사건을 계기로 시작한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두 명의 기자가 내부 제보를 통해 사건을 세상에 알리게 된다. 청자 도난 사건을 놓고 그것을 추적하는 기자들의 용기 있는 취재와 진실 보도, 조상의 숭고한 얼과 혼을 담은 문화유산을 지켜내려 했던 사람들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서술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전통문화 유산 중 하나인 고려청자가 탄생하기까지 과정을 허구로 그렸다. ‘마 씨’ 가문이 도자기와 청자를 빚기 위해 시도하고 도전했던 치열한 삶과 애환의 역사. 그것을 통해 문화재 관리의 중요성과 전통문화를 계승해야 하는 이유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했다. 현재와 과거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박진감 넘치는 서사와 한국과 일본이 문화 교류를 통해 동반 성장을 꾀했던 시대적 상황을 상상력을 가미해 풀어냈다. 작품에는 두 명의 기자와 ‘마 씨’ 집안사람들이 모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를 아끼고 지켜주며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가족과 동료애를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 통합, 꿈과 희망, 의지를 심어준다.■ 청자가 사라졌다류재민 지음 | 푸른문학 펴냄 | 256쪽 | 13,800원

독서신문 | 방은주 기자 | 2024-03-12 14:50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로비 및 전시실에서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한국문학관이 함께 준비한 전시 <문학의 봄·봄> (Spring & Seeing in Literature) 개막식이 개최됐다.개막식에는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 이수명 국립중앙도서관장 직무대리, 전성수 서초구청장, 원종필 국립장애인도서관장,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장,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등 여러 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지난 11일 국립중앙도서관 1층에서 열린 <문학의 봄·봄> 전시 개막식에서 테이프커팅이 진행되고 있다. 원종필 국립장애인도서관장, 전성수 서초구청장, 이수명 국립중앙도서관장 직무대리,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장,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왼쪽부터) [사진=국립중앙도서관]개막식은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그는 “봄 하면 여러 감동과 그 감동 속에 배어 있는 찬란한 슬픔이 느껴진다. 우리가 ‘찬란한 기쁨’이 아니라라 ‘찬란한 슬픔’이라고 하는 이유는 봄에 깃들어 있는 생명에 대한 끝없는 기다림과 그 기다림이 죽은 땅을 박차고 일어나 끝내 발화하는 기적 때문이 아닐까 한다”며 “오늘 문학의 봄을 마음껏 즐겨주시고 우리 마음속에 찬란한 봄, 슬픔의 봄, 진정한 봄을 꽃피우게 할 수 있는 전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이번 전시는 단순히 문학 자료를 전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그림, 영상, 음반, 인터렉티브 아트 작품과 함께 문학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앞으로 국립한국문학관에서도 장르 간 융합, 신기술 활용 등의 전시 기획을 통해서 우리 국민이 한국 문학을 향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 문학 작품 속의 봄을 음미하시고 계절을 만끽하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지난 11일 국립중앙도서관 1층에서 열린 <문학의 봄·봄> 전시 개막식에서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립중앙도서관]이수명 국립중앙도서관장 직무대리는 “저에게 있어서 봄은 설렘, 기대, 희망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오늘 참석해 주신 모든 분이 설렘과 기대 그리고 희망을 잔뜩 품고 돌아가시기를 바란다”며 “또한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한국문학관의 협력 사업이라는 것에 방점을 두고 싶다. 내년, 내후년에도 국립문학관은 물론 아니라 다른 기관과 협력 사업이 확대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지난 11일 국립중앙도서관 1층에서 열린 <문학의 봄·봄> 전시 개막식에서 이수명 국립중앙도서관장 직무대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립중앙도서관]끝으로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이렇게 뜻깊은 전시회가 우리 서초에서 열려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서초 하면 다들 문화예술 도시라고 한다. 바로 그 중심에 대한민국 지식의 보고인 국립중앙도서관이 있다”며 “이번 전시회가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문학관이 함께한 것처럼,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초구가 협업해 국립중앙도서관을 거점으로 한 ‘책 문화의 거리’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공간들을 계속해서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문학의 봄·봄> (Spring & Seeing in Literature) 전시 전경 [사진=국립중앙도서관]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 봄을 노래한 문학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3월 12일(화)부터 4월 21일(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전시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정기휴관일은 매월 둘째, 넷째 월요일이다. 입구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관람객이 입장할 수 있도록 턱이 없으며, 전시 설명글은 휠체어에 앉았을 때의 눈높이를 고려해 배치하는 등 ‘배리어 프리’ (barrier free)로 기획됐다. 또한 점자 리플릿, 시 낭송 오디오 서비스, 수어 VR 영상 등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서비스도 제공한다.[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독서신문 | 한주희 기자 | 2024-03-12 13:41

기흥구 꿈꾸는북라이크작은도서관 운영 모습. [사진=용인특례시]용인특례시(시장 이상일)는 143곳 작은도서관에 지원과 협력을 확대한다고 12일 밝혔다.우선 자녀 돌봄이 필요한 맞벌이 부모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작은도서관의 아이 돌봄 사업을 지원한다.아이 돌봄에 참여한 작은도서관들은 전문 강사를 섭외해 독서토론, 글쓰기 같은 독서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로봇 강좌, 요리 수업, 바둑, 보드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시는 올해 간식비 예산을 늘려 참여 아동에게 무상 간식도 제공한다.아이 돌봄에 참여한 작은도서관은 처인구 2곳(꿈더함작은도서관, 용인영어도서관), 기흥구 6곳(꿈꾸는북라이크작은도서관, 별빛누리도서관, 바른샘도서관, 상하작은도서관, 토기장이작은도서관, 해든작은도서관), 수지구 2곳(굿모닝작은도서관, 아름다운꿈의도서관) 등 10곳이다.또한, 시는 용인형일자리 사업 연계로 올해 작은 도서관 사서 지원도 확대해 처인구 백암면 작은도서관, 고림다온작은도서관, 수지구 상현1동작은도서관, 상현2동작은도서관 등 공립 작은도서관 4곳에 사서를 8개월씩 배치한다. 이를 통해 전문성 높은 도서 서비스와 함께 지역주민과의 소통으로 도서관과 지역사회 간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한편 작은도서관 운영 활성화를 위해 자원봉사 활동가 실비보상금도 지원한다. 작은도서관에서 도서 정리, 대출·반납, 행사 운영 보조 등으로 1일 4시간 이상 활동 시 보상금을 지원한다.이외에도 시는 50곳 작은도서관에 도서와 물품 구입,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는 운영 지원 사업과 무더위·혹한기 쉼터, VOD 콘텐츠 제공 등을 지원하고 있다.용인시 관계자는 “지역의 교육, 문화,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작은도서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주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생활 중심 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현재 도서관별로 아이 돌봄 참여를 신청받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해당 작은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독서신문 고재권 기자]

독서신문 | 고재권 기자 | 2024-03-12 10:36

다산성곽도서관 '2023년 장애인 독서문화프로그램 지원 사업'에서 진행한 통합 문화행사 ‘한여름 밤의 시작’에서 장애의 경계 없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중구문화재단]중구문화재단(사장 조세현) 중구구립도서관은 관내 장애인, 어르신, 다문화, 저소득층 아동 등 신체·문화·경제·사회적 여건으로 도서관 접근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취약계층 독서지원 사업’을 확대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도서관은 특수환경 이용자의 지식정보문화 격차 해소 및 독서문화 향유 기회를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이 사업을 기획했으며, 취약계층과의 접근점을 확보할 수 있는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올해는 다산성곽도서관을 포함한 가온도서관, 어울림도서관, 손기정문화도서관에서 발달장애인과 다문화 가정, 차상위, 한부모 아동,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취약계층 독서지원 사업을 함께 진행한다. 그 외 보호시설 데이케어센터와 초·중등학교 특수학급, 장애인 복지관 등도 참여할 예정이다.한편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이 12월까지 운영된다. 다산성곽도서관의 ‘도란도란 책 마실’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3월에는 어울림도서관과 가온도서관이 발달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 여행, 소풍’을 진행한다. 손기정문화도서관에서는 한부모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10월에는 지역주민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통합 문화행사를 운영해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조세현 중구문화재단 사장은 “독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맞춤형 독서 서비스를 빈틈없이 지원하여 지역주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균등한 독서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3-12 10:01

■ 녹색경제신문▲ 편집국장 이정환 ■ 공생공사닷컴▲ 콘텐츠본부장 송한수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센터장▲ 초지능창의연구소 반도체소부장기술센터장 정동윤 ▲ " 재정·경제정책지능연구센터장 이연희 ▲ ICT 전략연구소 기술전략연구센터장 정지형◇ 실장▲ 인공지능컴퓨팅연구소 슈퍼컴퓨팅시스템연구실장 안신영 ▲ " 양자컴퓨팅연구실장 황용수 ▲ 입체통신연구소 지능무선액세스연구실장 배정숙 ▲ " 전파원천기술연구실 김상원 ▲ 디지털융합연구소 휴먼증강연구실장 신형철 ▲ " 감각확장연구실장 정치윤 ▲ICT전략연구소 미래전략연구실장 송영근 ▲ " 기술경제연구실장 김성민 ▲ 수도권연구본부 지역ICT융합연구실장 이규성 ▲ 행정본부 안전보건실장 안윤환 ■ 광주과학기술원(GIST)▲ R&D조정실 실장 이창열 ▲ 인공지능연구소 소장 안창욱 ▲ 에너지융합대학원 원장 김윤수 ■ 엔자임헬스▲ 헬스케어PR 본부 전무 김세경 ▲ 마케팅 본부 전무 소영식 ▲ 피플팀 이사 장우혁 ▲ 마케팅 본부 본부장 이영임 ■ 이로운넷▲ 편집국 부국장 이수진 ■ 하이투자증권<이동>◇ 상무▲ 리스크관리본부장 서상원<신임>◇ 직무대행▲ 투자심사본부장 오주환 ■ 메가경제신문▲ 금융부동산부장 문혜원 ■ 더퍼블릭▲ 총괄부장 김영일 ▲ 산업팀장 홍찬영 ▲ 재경팀장 최태우

독서신문 | 권동혁 기자 | 2024-03-11 17:51

■ 정지석(전 한미약품 부회장)씨 별세▲ 정지석(전 한미약품 부회장·향년 82)씨 별세, 김화자씨 남편상, 정기현(르노코리아자동차 디자이너)·정기정씨 부친상, 허윤욱(호아비즈 대표)씨 장인상, 정은씨 시부상 = 11일 오전 6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12일 오후 1시부터 조문 가능), 발인 14일 오전 10시, 장지 천안공원묘원. ☎ 02-3410-6915 ■ 백정흠(수원삼성축구단 마케팅팀 프로)씨 부친상▲ 백회기씨 별세, 백정흠(수원삼성축구단 마케팅팀 프로)씨 부친상 = 11일, 경북도립안동노인전문요양병원장례식장 1호실, 발인 13일 오전 9시 30분. ☎ 054-852-4441 ■ 김수용(방송인)씨 부친상▲ 김관엽씨 별세, 김수용(방송인)씨 부친상 = 11일,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호, 발인 13일 오전 9시, ☎ 02-2072-2011 ■ 김재용(마이금융파트너 대표이사)씨 장인상▲ 박광웅씨 별세, 김재용(마이금융파트너 대표이사)씨 장인상 = 1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0호실, 발인 12일 오전 7시 40분. ☎ 02-3010-2000 ■ 김종혁(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행정팀장)씨 부친상▲ 김래철씨 별세, 김종혁(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행정팀장)씨 부친상 = 10일, 김제장례식장 특실, 발인 13일, 장지 김제시 용지면 선영. ☎ 063-548-4700 ■ 유인관(이로운넷 마케팅본부장)씨 모친상▲ 신채환(향년 92)씨 별세, 유영성씨 부인상, 유희옥·유인관(이로운넷 마케팅본부장)·유금옥·유인홍씨 모친상, 유미정씨 시모상, 우승환씨 장모상 = 9일 오후 3시4분, 삼육서울병원 장례식장 12호실, 발인 12일 오전 7시, 장지 고양 예원추모관. ☎ 02-2210-3412 ■ 곽창헌(GS리테일 대외협력부문장)씨 부친상▲ 곽동근씨 별세, 이낙영씨 남편상, 곽창헌(GS리테일 대외협력부문장)·수헌(서울대학교병원 내과교수)씨 부친상 = 10일 오후 7시10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 13일 오전 7시30분 ☎ 02-2072-2020 ■ 김봉기(한국기계연구원 부원장)씨 부친상▲ 김지덕 씨 별세, 김봉기(한국기계연구원 부원장)씨 부친상 = 10일, 대전 유성한가족병원 장례식장 특9 호실, 발인 12일 오전 9시 30분. ☎ 042-611-9700 ■ 김윤림(문화일보 전국부 부장)씨 모친상▲ 송탐순(향년 97)씨 별세, 김승림·김대림·김윤림(문화일보 전국부 부장)씨 모친상 = 10일 오전 5시37분, 쉴낙원 당진장례식장 5호실, 발인 12일 오전 9시, 장지 석문공설묘지. ☎ 041-354-4444 ■ 김헌섭(전 충청일보 취재부 국장)씨 부친상▲ 김동찬(향년 85)씨 별세, 김헌섭(전 충청일보 취재부 국장)·김진희·김창섭씨 부친상 = 10일 오후 7시, 청주성모병원 장례식장 특7호실, 발인 12일 오전 8시30분, 장지 청주 성요셉공원. ☎ 043-210-5187

독서신문 | 권동혁 기자 | 2024-03-11 17:06

그동안 우리가 사랑했던 시인들이 멀리 있지 않고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시민이라 여기면 얼마나 친근할까요. 신비스럽고 영웅 같은 존재였던 옛 시인들을 시민으로서 불러내 이들의 시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국민시인’, ‘민족시인’ 같은 거창한 별칭을 떼고 시인들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시도 불쑥 마음에 와닿을 것입니다. 병명도 모르는 채 시름시름 앓으며몸져 누운 지 이제 십 년고속도로는 뚫려도 내가 살 길은 없는 것이냐.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오장이 어디 한 군데 성한 데 없이생물학 교실의 골격 표본처럼뼈만 앙상한 이 극한 상황에서……어두운 밤 턴넬을 지내는디이젤의 엔진 소리나는 또 숨이 가쁘다 열이 오른다.기침이 난다.머리맡을 뒤져도 물 한 모금 없다.하는 수 없이 일어나 등잔에 불을 붙인다.방안 하나 가득찬 철모르는 어린것들,제멋대로 그저 아무렇게나 가로세로 드러누워고단한 숨결은 한창 얼크러졌는데문득 둘째의 등록금과 발가락 나온 운동화가 어른거린다.내가 막상 가는 날은 너희는 누구에게 손을 벌리랴.가여운 내 아들딸들아,가난함에 행여 주눅들지 말라.사람은 우환(憂患)에서 살고 안락(安樂)에서 죽는 것,백금 도가니에 넣어 단련할수록 훌륭한 보검이 된다.아하, 새벽은 아직 멀었나 보다.-김관식, 「병상록」시민 김관식김종삼 시 「시인학교」에는 시인 다섯 명만 눈에 띕니다. 선생인 모리스 라벨, 폴 세잔느, 에즈라 파운드는 결강입니다. 김소월과 김수영은 ‘휴학계(休學屆)’를 냈습니다. 텅 빈 교실에는 요절한 전봉래와 김종삼이 브란덴브르그 협주곡 5번을 틀고 소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에서 누군가 쌍놈의 새끼들이라고 소리 지르며 지참한 막걸리를 먹고 있습니다. 시인의 시인이라 불리는 김종삼이 진정 시인으로 여겼던 시인 김관식입니다. 누군가는 술주정뱅이에 안하무인 시정잡배라 말하길 서슴지 않습니다. 천상병처럼 기인이라 치부해 버리기도 합니다. 우리 시의 병폐 중 하나인 ‘교양주의’ 시선은 아닐까요. 뭔가 젠체하는 시인들에게는 눈엣가시였으니까요.시 「병상록」은 1970년 그가 세상을 등질 무렵 쓴 시입니다. 서른여섯 짧은 생애 중 태반을 가난과 병고에 시달렸습니다. 누군가는 술을 너무 먹은 자기 잘못이며 격에 맞지 않게 ‘민의원’ 선거에 나섰기 때문에 패가망신한 것이라 말합니다. 그래서 이 시는 제목만 보면 후회와 반성으로 점철된 듯 보입니다. 그러나 김관식은 그런 시인이 아닙니다. 죽음에 이르러서도 ‘사람은 우환(憂患)에서 살고 안락(安樂)에서 죽는 것’이라고 주눅 들지 말라 유언 아닌 유언을 하지 않습니까. 일신의 안위만 좇는 최후의 인간들은 알 수 없는 경지입니다. 이 시구를 보니 살아서는 결코 자신을 위해 노래하지 않겠다던 오장환이 떠오릅니다. 죽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무덤가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 예언했던 오장환의 시 「나의 노래」가.김관식은 홍은동 산동네에 살았습니다. 거나하게 술에 취해 지게꾼을 불러 타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산을 올랐습니다. 그리고 개미굴 같은 판잣집에 기어들며 삶의 우환과 안락을 이야기합니다. 오슨 웰스의 영화 《시민 케인》에서 주인공이 난폭하게 물건을 때려 부수다가 눈 내리는 집 유리공 장식물에 손을 대고 ‘로즈버드’라고 단말마처럼 중얼거렸던 장면은 아닐까요. 누가 들으라는 외침이 아닙니다. 숨죽여 사는 타자들은 쉽게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곤 합니다. 대문짝만하게 ‘대한민국 김관식’이라 새겼던 명함은 빛바랬습니다. 「시인학교」에 다정하게 쌓인 두꺼운 먼지 위에 ‘시민 김관식’이라 써 봅니다. ■작가 소개이민호 시인1994년 문화일보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참빗 하나』, 『피의 고현학』, 『완연한 미연』, 『그 섬』이 있다.

독서신문 | 이민호 시인 | 2024-03-11 11:00

[사진=중구문화재단]중구문화재단(사장 조세현)은 무료 영화상영회 ‘씨네타운 중구’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씨네타운 중구’는 지난해 8월부터 진행한 영화상영회의 연장 사업으로, 지역민의 문화 접근성 향상을 위한 취지에서 기획됐으며, 누구나 쉽게 영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영화를 선별해 상영할 예정이다.먼저 3월의 첫 영화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다. 국내에선 지난해 연극으로 처음 제작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상연됐다.이어 두 번째 상영작은 ‘태양의 서커스: 월드 어웨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대표적 볼거리로 꼽히는 ‘태양의 서커스’를 영화화한 작품이다.이외에도 톰행크스 주연 ‘오토라는 남자’의 원작 영화 ‘오베라는 남자’, 이탈리아의 영화 거장 주세페 토르나토레가 만든 실화 바탕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파올로 코녜티의 동명 베스트셀러 원작 영화 ‘여덟 개의 산’, 김태리, 류준열이 주연으로 참여한 ‘리틀 포레스트’의 원작 영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등을 상영한다.한편 이번 영화상영회는 서울시 중구 거주민에 한해 무료로 중구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3월 상영작은 현재 신청 가능하며 4월 상영작은 이달 18일부터, 5월 상영작은 다음 달 15일부터 예약할 수 있다.[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3-11 10:42

“‘나만의 가구’를 받았다는 인상을 남겨드리고 싶어요. 다양해지는 취향과 개성에 만족할 수 있는 가구를 만들려고 하고요. 사람이 머무는 공간에 포인트가 되면서, 동시에 ‘나’를 표현하는 가구가 되었으면 해요.”우리는 취향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차를 타고, 어떤 향을 뿌리는지처럼 자신의 취향을 대변하는 시대. 개성 없는 제품보다 디테일한 물건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소비 경향은 우리의 선택지를 늘려 줬고, 대중이 아닌 마이너한 소비자를 타겟으로 하는 브랜딩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내가 머무는 공간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면서 그곳에 놓인 ‘가구’는 분위기를 쉽게 전환하는 도구를 넘어 강력한 취향 도구라 할 수 있다. 가구가 어떻게 사람과 공간 사이의 생활을 완성해주는지 지난 23일 키코디자인 성수점에서 최도영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키코디자인 최도영 수석디자이너Q. 가구 디자이너가 되기로 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디자이너들은 다 비슷한 이유일 것 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했고요. 그런데 가구는 그걸 종합적으로 할 수 있는 분야라 더 끌렸죠. 전공을 디자인 쪽으로 하긴 했는데 가구 쪽은 아니었어요. 이것저것 디자인 관련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가구를 만들고 있더라고요. 가구를 시작한 지는 이제 10년이 좀 넘었네요.Q. 가구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매력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디자인 쪽은 다양하잖아요. 그림 그리는 일도 있고, 조각처럼 형태를 만드는 일도 있고. 분야가 다양한데 그중에서 가구는 실생활에 사용하고 직접 만질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에요. 사람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보니까 매번 시공이 끝난 후 고객님들의 반응을 보곤 하는데, 만족해하는 모습을 볼 때는 뿌듯하고 큰 보람을 느끼죠. 그게 이 직업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요.Q. 고객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많을 것 같아요.저희가 상담을 오래 하는 편이긴 해요. 특히 제가 좀 그러기도 하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을 못 뵙는다는 단점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검수 과정을 꼼꼼히 해요. 검수에 시간을 들인 만큼 제품의 퀄리티를 높여서 만족감과 동시에 기대감으로 연결해 고객이 다시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노력하고 있고요.예전에 손님이 제가 만든 가구를 저에게 자랑하셨던 적이 있었어요. ‘너무 예쁘죠’ 하면서 사진을 보여주시는데, 처음 느껴보는 색다른 경험이었죠. 제가 만들어서 보내드렸는데 저에게 자랑한다는 건 정말 마음에 든다는 거잖아요. 그런 마음이 너무 감사해서 정말 기분 좋은 경험으로 남아있어요. 저희의 진심이 잘 전달된 것 같아서 앞으로도 고객분들하고 소통하는 시간은 많이 가지려고 해요. 그 과정에서 더 좋은 결과물도 만들 수 있으니까요.키코디자인 TANSY SPEAKERQ.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요.몇 년 해보니까, 가구는 진정성 없이는 오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알았어요. 소비자들이 저희를 찾아주는 시점이 인생에서 행복하고 기쁜 순간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결혼했을 때, 첫 집을 들어갈 때, 살다가 집을 넓혀갈 때, 아니면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할 때. 대부분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가구를 구매하잖아요. 이런 행복한 순간에 저희를 만나게 되는데 그 시간을 함부로 망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고객들의 이런 상황들을 인지하고 진정성 있게 해야 하는 게 핵심 가치가 아닌가 싶어요.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임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매번 기쁜 마음으로 오시는 분들을 맞이하니까요.Q.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재생가능한 소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일단 요즘 가장 큰 이슈잖아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공유해야 할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친환경적인 것들이 어떻게 보면 디자인에 있어 맞닿아 있는 부분도 많아요. 예를 들어서 몸에 안 좋은 MDF나 PU 같은 소재를 사용해 심플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든다고 하면 원래 생각했던 디자인의 방향성이 달라지기도 하고, 그 가치가 떨어지거나 없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저는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편인데, 제가 추구하는 제품을 만들려면 좋은 소재를 써야 하더라고요. 공교롭게도 이런 생각들이 시대적 시효에 잘 맞아떨어진 거 같아요.키코디자인 CRUCIAL 6 DRAWERSQ.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들었어요.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있다면요.소비자를 만나고 주문을 받고 그다음에 만들고 배송까지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물론 다 중요하겠지만, 항상 보면 뼈대를 잡는 작업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걸 초석이라고 하는데, 첫 단계에서 골조를 잡는 작업을 말해요. 그런 작업이 잘 안 될 때나, 혹은 미흡한 부분을 고치려고 계속해서 덧대다 보면 결국에는 무너지는 일이 다반사더라고요. 애초에 가구를 배울 때 그런 시행착오들을 많이 겪었어요. ‘골조가 좀 허술한데 이 정도면 괜찮겠지’하고 넘어갔을 때 결과물이 안 좋게 나오곤 했죠. 앞서 진정성에 관한 문제이기도 해요.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안에 구성되어 있는 것들을 더 세심하게 챙기고 살펴야 하잖아요. 그래서 첫 작업, 뼈대를 잡는 게 정말 중요해요. 첫 단추를 잘 꿰매야 한다는 말처럼요.Q. 공간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당연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다 중요해요. 공간을 이루는 요소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으니까요. 다만, 공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제일 먼저 사람이 있어요. 결국, 디자이너는 인간을 위한 어떤 것을 만드는 사람이잖아요. 항상 사람을 생각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능이나 심미적인 조형의 경우에도 이걸 사용하는 사람이 어떻게 느끼고 경험했으면 좋겠다를 항상 구상하고 작업하니까요.그렇다고 사람만으로는 온전한 공간이 되기란 쉽지 않아요. 사람 주위를 구성하는 구성품들이 있고, 그다음에 그 공간을 채우는 시간이 있죠. 이 세 가지의 호흡이 잘 맞아야 ‘공간’에 더 가까워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간을 만들 때 누가 어떤 시간대에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그 시간엔 무얼 사용할 것인지 생각하게 되고요. 이때 어떤 시기인지도 중요해요. 아이와 같이 지내는 시기,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기 같은 것들이죠. 이러한 특별하고도 특정한 시기들을 지나겠구나 생각하고, 그 시기에 맞는 제품들 그리고 그에 맞는 소재들을 찾고, 디자인하려는 게 제 공간 철학이라고 할 수 있어요.키코디자인 PAOLO SofaQ.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가구는 어떤 제품인가요.다 애정이 가는 가구들이지만, 굳이 꼽자면 크루셜(CRUCIAL) 시리즈랑 파올로 소파(PAOLO Sofa)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과 마찬가지로 가구도 개성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각각 장단점이 있고요. 장점을 많이 부각하고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는 게 디자인의 역할인데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두 제품이 서로 양극단에 있는 디자인이에요. 그 개성이 좀 뚜렷하게 보이는 케이스라 소개해드리고 싶어요.Q. 앞으로 키코디자인이 어떤 브랜드로 인식되기를 바라시나요.브랜드보다는 사람으로 기억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때 나랑 상담했던 그 사람’, ‘그때 디자인 담당했던 그 사람’ 이런 식으로 기억을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사용자가 주체가 될 수 있는 가구가 좋은 가구라고 생각해요. 가구가 시키는 대로 일상을 지내는 게 아니라. 그래서 브랜드로 남아있기보다 저와 의견을 공유하는 직원분들하고의 관계, 가구를 통해 맺은 소비자들하고의 관계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요. 제품이 아닌 사람으로 기억에 남는 게 디자이너로서 더 값진 일이라고 생각해요.Q. 가구 디자이너로서의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큰 목표는 없어요. 그냥 하루하루 ‘진정성 있게, 진심으로 하자’가 계획이에요. 물론 쉽진 않겠지만요. 저뿐만 아니라 저희 직원들도 작업할 때, 소비자를 대할 때 항상 그런 마음을 갖고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모든 과정 하나하나 진심으로요.[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독서신문 | 이세인 기자 | 2024-03-11 06:00